“김정은 시대 北 기업 자율성 확대…’돈주’ 투자도 활발”

전문가 "제도적 개선 지속 추진...가중된 사회적 동원 과제, 가시적 성과 가로막아"

평안남도 북창군 북창읍에 위치하고 있는 북창화력발전련합기업소. /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시대 북한이 기업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의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홍제환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사회 8대 변화’라는 제하의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권 이후 북한에서 기업 경영의 자율성이 증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부연구위원은 “북한경제는 계획경제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로 1980년대 이후 악화되었고, 이에 북한은 기업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시장 활용을 일정 부분 용인하며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해왔다”면서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도 기업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조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중앙에서 기업에 내려보내는 계획을 대폭 줄이는가 하면, 기업이 실정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일부 생산품의 가격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 등 근본적이고 물리적인 제약에 이 같은 제도적인 개선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고 홍 부연구위원은 평가했다. 특히 탄광이나 발전소, 제철소, 군수공장 등 주요 국가 생산시설을 제외한 지방의 공장과 기업소는 전력과 자재 부족으로 인해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울러 홍 부연구위원은 “비공식적으로 부과되는 사회적 동원 과제는 기업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데, 김정은 시대 들어 요구 수준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공장과 기업의 정상 가동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 중에 하나가 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밖에 그는 지난 2014년 북한 당국이 일명 ‘돈주’라고 불리는 신흥 자본가 계층의 기업 투자 행위를 일부 합법화하는 조치를 취한 것도 김정은 시대 북한경제의 특징적인 대목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돈주들은 국영기업에 자금이나 자재를 대고 그에 상응하는 수익금을 회수하거나, 국영기업의 명의 또는 생산수단을 빌리고 자신의 자금을 투자해 생산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표방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돈주라 불리는 개인들이 국영기업을 활용하거나 사영기업을 운영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김정은 시대 들어와 돈주의 기업활동이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집권 이후 금융 분야에서 시장친화적인 제도 개혁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특히 김정은 시대 북한은 유휴화폐를 공식경제로 흡수하는 것을 주요 정책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이에 자본주의 방식을 일부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은 은행의 신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소유 여하를 묻지 않고 저금 잔고의 출처를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도 발표되고 있다”며 “실제로 북한 은행에 저금을 하면 원금뿐 아니라 이자를 받았다는 주민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또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2015년 조선중앙은행에서 내화전자결제카드인 ‘전성카드’를 출시하고 이것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평양을 중심으로 전자결제카드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데, 신분이 노출되지 않고 거스름돈을 정확히 돌려받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이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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