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생일 앞둔 北…”잔치 분위기 아니다”






▲본지 중국 특파원이 지난해 12월 22일 입수한 북한 달력./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이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을 공식 등장시킨 후 처음 맞는 그의 생일(1.8)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7일 오전까지 별다른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단 북한은 올해 김정은 생일과 관련 ‘공식 휴일’ 지정을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NK가 지난해 말 입수한 2011년 북한 달력에서도 1월 8일은 휴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의 경우 북한은 김정은 생일을 특별 휴식일로 지정하고 각급 기업소 노동자들과 협동농장 농장원들을 모두 쉬게 했다. 노동당 내부에서는 이날을 ‘민족의 명절’이라고 언급하며 당원들이 참석하는 내부행사를 열었다는 첩보가 뒤늦게 전해졌다.   


함경북도 내부 소식통은 7일 오전 “내일이 청년대장 동지(김정은)의 생일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지침이 없다”면서 “주민들에게 특별공급이 차려지거나, 조직적으로 기념행사를 여는 일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에는 특별 휴식도 있었지만 올해는 토요일과 겹쳐서인지, 휴식일 선포도 없었다”면서 “간부들이나 백성들이나 신년공동사설 암기와 ‘부식토(퇴비) 모으기’에 동원되는 등 예년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처럼 김정은 생일을 조용히 넘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 내부 소식통들은 “후계자 공식 선포가 없는 상황에서 청년대장의 생일을 명절로 지정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양강도 소식통은 “청년대장 동지는 지난해에 처음으로 인민들에게 모습을 보이셨을 뿐”이라면서 “그가 앞으로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라갈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당 차원에서 후계자로 공식 확정 되고 나서야 생일을 명절로 지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의 경우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 확정됐으나, 북한은 1982년 그의 40세 생일(2.16)에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 탄생일’이라며 공식 휴일로 확정한 바 있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이 북한의 모든 권력을 공식 장악하게 되면서 2월 16일은 하루 휴일에서 3일 연휴로 확대됐다.


현재 북한이 처한 내부 상황에 따라 김정은 생일을 자축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신의주 소식통은 “2009년 11월 말 화폐교환 조치 이후 물가가 폭등하고 백성들의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적으로 청년대장의 생일잔치 판을 벌인다는 것이 말이 되겠냐”면서 “국가적으로 생일행사를 하려면 백성들에게 옥수수 반키로(500g)라도 나눠줘야 할 텐데, 지금 국가에 그럴 만한 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월 7일 신의주 채하시장에서는 쌀이 1,300원(kg), 옥수수가 650원(kg)에 거래되는 등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또 북한 당국이 신년공동사설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경공업 주공전선(主攻戰線)’ ‘인민생활향상’ 주장하며 일반주민들의 ‘신년공동사설 사수 궐기모임’ 등을 조직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생일 경축 분위기가 오히려 북한의 내부결속을 해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신의주 소식통은 “내일(8일)이 어짜피 노동을 하지 않는 토요일이기 때문에 ‘특별 휴식일’을 줘봐야 별 의미도 없다”면서 “공동사설 학습을 위한 각 조직별 회의와 생활총화가 모두 토요일에 열리고, 지금은 한해 농사를 위해 부식토 모으기에 집중해야할 시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도 ‘특별 휴식일’ 지정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