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8일 김정은 생일 관련 특별공급 용도로 뉴질랜드 쇠고기 수입을 추진했던 북한이 뉴질랜드 당국으로부터 ‘구매자금’을 동결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4일 “지난 10월 ‘묘향지도국’에서 일제 관광버스 부품 구입 및 쇠고기 수입을 위해 뉴질랜드 한 은행으로 송금했던 17만 달러가 최근 뉴질랜드 당국에 의해 동결당했다”면서 “뉴질랜드 당국은 이 돈이 우리(북한)의 마약판매와 연관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쇠고기는 내년 1월 8일 청년대장(김정은) 동지의 생일을 맞아 간부들에게 특별 공급하기 위한 것이며, 일제 버스 부품은 관광총국이 운영하는 버스를 수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청년대장 동지의 생일 특별공급에 차질이 생길까봐 묘향지도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현재 각급 단위들이 내년 김정은 생일용 선물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물 마련은 두가지다. 우선 김정은에게 직접 바치는 선물과 김정은의 이름으로 간부들에게 나눠지는 ‘특별공급’을 준비하는 것이다. 특별공급의 경우 ‘김정은이 나눠주는 하사품’이지만, 결국 각급 단위에서 그 물량을 마련한다. 묘향지도국은 ‘쇠고기’를 선택한 셈이다.
묘향지도국은 집단체조 아리랑 관광, 백두산 관광, 금강산 관광 등 북한의 모든 외국인 관광 여행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관광총국을 직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김정일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단위다.
소식통은 “일본 정부의 제재로 관광총국이 운영하고 있는 일제 버스의 부품 수급이 곤란해지자 묘향지도국은 뉴질랜드의 한 파트너에게 부품 수입 대행을 부탁하게 됐다”면서 “이 와중에 내년 청년대장 생일에 간부들에게 ‘선물’로 나눠줄 쇠고기 수입까지 함께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묘향지도국에서 라트비아에 있는 비밀 계좌를 이용해 뉴질랜드 한 은행에 돈을 보내는 바람에 뉴질랜드 정부의 의심을 사게 된 것”이라면서 “돈도 돈이지만, 라트비아 계좌가 들통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금까지 스위스, 중국, 마카오, 카리브해 지역에 비밀 계좌를 갖고 있다는 정보는 수 차례 전해져 왔으나, 라트비아 비밀계좌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소식통은 “묘향지도국은 라트비아 소재 C은행에 ‘RUSKOR International Ltd’란 이름으로 계좌를 개설했다”면서 “계좌명은 러시아(RUS)와 코리아(KOR)의 합성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