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삼지연서 부상 돌격대원들, 당이 무조건 결혼시키라”

소식통 "21일 합동결혼식 진행, 5장6기도 마련해줘...'일부만 보상' 비판 많아"

김정은 삼지연 2단계 준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열린 백두산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지난 21일 양강도 삼지연 건설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돌격대원 20명의 강제 합동 결혼식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결혼식은 이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당(黨)이 책임지고 결혼을 시키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직접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토요일(21일) 삼지연 시당 위원회 회의실에서 삼지연 건설 과정에서 사고로 불구자가 된 남성 20명의 합동 결혼식이 있었다”며 “원수님(김 위원장)이 삼지연 시당 위원회에 이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당이 직접 결혼을 시키라는 지시가 하달되면서 급하게 20쌍의 합동 결혼식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삼지연 당 위원장에게 그동안 삼지연 꾸리기 건설 사업 과정에서 사고로 희생됐거나 부상당한 돌격대원의 수를 물었다. 당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사망자는 17명이고 불구가 된 사람이 20명이라고 보고했다.

소식통은 “희생자 인원을 보고 받은 후 원수님이 직접 군당 위원회에 직접 책임지고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또한 불구자들은 당에서 책임지고 결혼을 시키라고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직접 지시를 받은 삼지연 시당 위원회는 곧바로 삼지연 건설 중 사고로 장애인이 된 남성과 결혼하겠다는 여성들을 모집해 자발적인 지원을 우선 받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러나 시당 위원회는 자발적인 신부 모집에서 20명이 채워지지 않자 양강도 내 청년동맹(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에서 조직별로 미혼 여성을 추천하게 해 신부의 인원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강제 결혼이 이뤄진 셈이다.

또한 김 위원장의 지시로 보름여 만에 당 위원회의 일방적인 결혼 준비가 이뤄진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들에게 삼지연에 새로 건설된 주택 중 가장 좋은 곳을 공급하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위에서 이들에게 삼지연 주택 중 가장 고급한 곳을 주라는 방침도 하달했다”며 “당이 직접 ‘5장6기’도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5장 6기’란 북한 주민 사이에서 통용되는 필수혼수품으로, 5장은 이불장, 옷장, 책장, 장식장, 찬장을 의미하고 6기는 텔레비전 수상기, 녹음기, 선풍기, 냉동기, 세탁기, 제봉기를 말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일체의 혼수뿐만 아니라 국기훈장 제1급도 수여받았다. 국기훈장 제1급은 북한의 최고급 훈장으로 법령에 따라 공화국 영웅 칭호 또는 노력 영웅 칭호 등이 함께 수여된다.

소식통은 “국가 건설에 참여했다가 부상을 당한 사람들에게 국기 훈장 1급까지 수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는 장군님(김정일)의 고향 건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삼지연에 정치적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이를 내부 우상화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파격적인 보상 조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북한 당국은 삼지연을 김일성의 항일투쟁이 시작된 곳이자 김정일의 출생지가 있는 ‘혁명의 발원지’로 강조하면서 애국충정과 결사관철의 투쟁으로 새롭게 꾸려진 ‘리상(이상) 도시’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이들의 강제 합동 결혼식을 두고 소수에 대한 보여주기식 보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열악한 삼지연의 건설 조선 때문에 희생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아냐”면서 “희생자가 한둘이 아닌데 당에서는 희생자를 축소 보고해서 아주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보상을 줬다는 비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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