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살찐 귀공자 이미지 털기 성공할까?

북한 내부소식통들이 전해온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취합해보면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과의 차별화 전략에 부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주민들이 김정일에 대해 ‘자기 생각만 하고 변덕스럽다’는 인상에 비해 김정은에 대해서는 아버지만큼 야박하지 않다는 평가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일에 대한 평가는 1990년대 식량난 이후에도 근 20년 동안 폐쇄적인 체제를 유지해온 영향이 크다. 경제 정책도 개혁과 통제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 결국 화폐개혁으로 주민 재산을 휴지조각으로 만든 것에 대한 원성도 자자하다. 정권 유지를 위해 개방을 거부하고 공포정치를 유지해 간부들로부터도 “표독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은이 아버지와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김일성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민생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게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각종 문건과 주민 교양을 통해 ‘인민생활 최우선 과제’를 역설하고 경제개혁 조치 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일성 이미지’ 모방을 위해 지나치게 살을 찌워 주민들에게 ‘우리는 굶는데 너희는 호의호식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줬다. 아직 ‘나이 어린 귀공자’라는 인상은 여전해 그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 김정은이 평북 모군당 책임비서와 통화 도중 이 책임비서가 “현재 농장의 한 개 리에서 절량세대(식량 부족 가구)가 60% 정도 되는데 이들에 대한 대책이 선차적이며 농사 차비(준비)도 서둘러야 한다”고 말하자 김정은이 “절량세대가 왜 생기는가? 분배를 못준다는 게 무슨 말인가?”라며 오히려 반문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부인 이설주를 공개행사에 대동하는 것에 대해 젊은 층의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층에서는 “아버지와 달리 사생활을 깨끗이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중년이나 노년층에서는 이설주의 튀는 행동 때문에 ‘천진난만하다’ ‘아직 철이 없는 부부’라는 등의 반응이 있다.  


내부소식통들은 평양에서는 김정은의 행보에 관심이 많고 충성도 높지만 지방은 기대도 관심도 없는 편이라고 말한다. 평양과 지방 민심의 온도차가 꽤 크다는 것.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소식통은 “평양 사람들이 지나치게 순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통치스타일에 대해서 상당수 간부들은 아버지 피를 받았기 때문에 권력 야심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간부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이 고모작숙(장성택)에게 ‘아버지를 15년간 속였으면 됐지 나를 속일 생각은 마라’는 경고를 하며 냉냉하게 대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검은돈 때문에 이영호를 숙청했다는 설이 많지만, 아버지 사람을 단칼에 날린 것은 ‘(나 이외에) 딴 생각하지 마라’는 신호라는 해석도 내린다고 한다. 2010년까지 외화벌이 사업소에서 근무했던 한 탈북자는 “장성택이 신중하고 처신을 잘한다. 김정은이 함부로 칼을 휘두르면 제 칼에 당할 수 있다”며 “내부 간부들도 두 사람 눈치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소식통들은 “당국에 대한 실망이 누적돼 있어 ‘아버지와 다르다’는 것만으로 김정은이 주민들의 충성을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지금 추진 중인 경제 조치가 큰 폭에서 일관되게 추진돼야 그나마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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