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동영상이 한때 떠돌면서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야기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현지지도중 서거하시었다’라고 시작하는 동영상을 본 조선(북한) 사람들이 늘어나 문제가 됐다”며 “영상을 보고 불안해하거나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동영상은 메신저 앱을 통해 공유되면서 중국 내 북한 주민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했다. 대부분 중국 스마트폰을 보유·사용하고 있는 중국 주재 북한 무역일꾼이나 개인 사업가들은 북한식당 종업원 등 일반 파견 노동자들보다 정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이들을 중심으로 영상이 빠르게 퍼졌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자신의 목이 달아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영상을 봤어도 (김 위원장이) 죽었다는 말을 입 밖에 내는 사람도 없었다”며 “그러다 보니 궁금증 때문에 더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동영상이 북한 매체의 보도인 것처럼 편집해 만든 가짜 동영상임을 알아채고 ‘조선에서는 저런 식으로 보도하지 않는다’ ‘이 영상은 국정원이나 배반자(탈북민)들이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내용을 유심히 보지 않은 이들은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혼란이 더욱 가중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은 “이 영상을 처음 보면 정말로 죽은 것처럼 생각되게 하는데, 중간에 (김 위원장이) 걷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며 “꼼꼼히 본다면 가짜라는 것을 대번에 알 텐데 사람들이 흥분하니까 제대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얼마 전에도 늙은이(북한의 중년 사업가를 지칭)가 ‘령도자가 서거하셨다는데 사실인가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사는가’ 하면서 울며 연락이 왔었다”며 “중국에서 사업하는 조선 여자들이 많아졌는데 여자들이 기본 감정적이다 보니까 영상을 제대로 보지 않고 쉽게 속아 불안해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가뜩이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북한 당국의 조업 정상화 지시에 따라 영업을 재개한 중국 내 북한식당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랴오닝(遼寧)성 단동(丹東)에 있는 조선식당 중 일부는 여전히 문을 닫고 있는 상태고, 문을 연 곳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고 있다”며 “현지 사람들도 코로나19 때문에 중국 식당을 잘 찾지 않는 마당에 조선식당에는 더욱 갈 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랴오닝성의 한 북한식당은 심각한 경영난으로 다른 북한식당들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스스로 ‘구걸하고 다닌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부닥쳐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노동자들이 다수 파견된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와 인근 도시의 북한식당들도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지린성의 한 북한식당 관계자는 “살기는 살겠지만, 중국에서 장사하면서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 애들(북한 종업원들)도 어려운 사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힘들어도 내색을 못 하고 있다”면서 “20대의 어린 여자애들이라 치장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지금은 돈이 벌리지 않으니 그런 것들을 못 사 다들 힘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염병(코로나19) 때문에 몇 개월 동안 한 사람당 10원(위안, 한화 약 1700원)에 하루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상태”며 재차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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