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핵화’ ‘사회주의 자립경제’ 동시 강조, 속내는?

[신년사 분석] 전문가 "대외 자극 최소화, 대내엔 '굴복 않겠다'는 메시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일 오전 9시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 중계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연단에서 발표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올해는 쇼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 김정은이 1일 육성으로 발표한 2019년 신년사를 통해 ‘비핵화’를 언급하면서도 자강력을 통한 인민경제 활성화와 전력 및 석탄, 농축산 문제 해결 등을 통한 사회주의 경제 강국 건설을 주되게 내세웠다.

이날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진행된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핵 무력 완성’ ‘미 전역 핵미사일 사정권’을 강조한 지난해와는 달리 이번에는 오히려 ‘비핵화’ 부분을 강조했다. 올해 초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위협 발언으로 미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군수공업도 현대화를 통해 경제 발전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군사분야 보다는 경제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라는 구호를 내걸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주민들에게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불발 시 우리 힘으로 경제 건설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셈이다. 이는 자주권까지 양보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북한식 전략은 ‘인재’와 ‘과학기술’ 강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등 교육 제도 개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면서 경제 성장의 견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전력 문제해결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통해 “인민경제 활성화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북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인민경제 발전에 전력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도 절박한 과제라는 점을 대내에 천명한 것”(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대북 제재 항목에 속한 ‘석탄’ 공업을 “자립경제발전의 척후전선”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긴장된 전력 문제”도 해결하고 “인민경제의 연료 동력 수요를 충족”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수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를 내부로 돌려 성장 동력으로 삼자고 독려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대북 제재 속에서도 외화를 벌어들 수 있는 산업인 ‘관광’ 육성을 강조했다. 양강도 삼지연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새로운 관광지구 건설에 “전당(全黨), 전국(全國), 전민(全民)이 떨쳐나 최상의 수준으로 완공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보다는 ‘마땅한 조치를 취했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외적 상황이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지한 북한 당국이 대내 결속을 강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신년사 경제 분야에서 일종의 북한식 버티기 전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면서 “제재 국면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고 주민들에게 ‘긴장을 늦추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농업, 축산, 수산 및 경공업 분야를 올해 과제에 우선적으로 제시하면서도, 당 정책결정 과정에서 ‘인민 이익 우선시’를 강조했다. 또한 “부정부패를 없애고 권력을 이용한 세도와 관료주의에 대한 투쟁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해 약화된 경제분야에 대한 비중을 늘리면서 인민생활 향상에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는 친(親)인민지도자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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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