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당국이 도강(渡江) 및 탈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북중 국경에 감시카메라(CCTV)를 확충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현재 조중(북중) 국경 전(全) 지역에 걸쳐 감시카메라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에 따라 현재 압록강 연안 국경경비대 2대대가 담당하고 있는 120리(약 17km) 구간에는 카메라 설치가 완료됐다.
소식통은 또 “국경경비대 각 대대 지휘부에는 전자감시 설비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열 적외선 카메라나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컴퓨터 설비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소식통은 “극비로 되어 있어 어떤 설비가 들어왔는지 담당자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이 같은 조치는 김정은 체제 들어 국경지역에 지속 하달되고 있는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완벽 장악’에 따른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또한 송금 중개업자 단속 강화→전파 방해·감청 장비 구입→합동 검열단 파견 등 일련의 조치의 연장선으로, 일거수일투족 감시를 통해 체제 이탈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난 셈이다.
소식통은 “카메라는 주민들도 볼 수 있는 곳에 세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종의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면서 “(당국은) 일반 주민들이 국경 접근조차 꺼리게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경경비대의 흐트러진 기강(紀綱)을 바로잡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경경비대가 일반 주민에게 뇌물을 받고 탈북이나 밀수, 도강 등을 무마해 주곤 했었다는 판단이다.
소식통은 “매 잠복 초소마다 카메라가 설치된다면 근무 중 현장이탈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러면 국경경비대의 개인 돈벌이도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당국은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문제는 이 같은 감시카메라에 자유로운 사람들은 있다는 점이다. 바로 국가보위성의 비호를 받고 있는 외화벌이 회사들이다. 북한 당국은 통치자금 확보를 위해 이 회사들에 ‘밀수’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줬고, 보위성과 경비대는 각종 편의를 제공해 주고 있다.
소식통은 “이런 회사들은 경비대에 대놓고 주둔하면서 중국과 밀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경비대는 이들이 작업을 할 때 카메라를 잠시 꺼두거나 보고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뒤를 봐주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