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배반 감시위한 공안정치 절실한 입장”

국가정보원에서 대북정보를 총괄하는 3차장을 지낸 한기범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4일 “김정은 정권 초기의 권력구조는 ‘유사 유일영도 구조’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주최로 열린 ‘김정은 체제 권력 구도변화에 따른 북한의 대내외 정책 전망’ 학술회의에서 “‘유일적 영도’는 지도자 권위의 절대성, 정책의 무오류성, 지시의 무조건성을 의미하지만 김정은의 영도는 그의 권위와 정책 능력의 미숙으로 절대성이나 무오류성과는 거리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아버지를 ‘영원한 총비서’ 등으로 받들기 위해 자신은 선임자 형식의 직위를 차지한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당장 당과 국정관리를 전담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며 “김정은의 공개 활동이 불규칙적인 점은 그의 국정관리 행태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룡해·최영림 등 핵심간부들이 ‘현장요해’ 형식으로 일선의 사업을 지도한다거나, 장성택이 지난 8월 중국을 방문한 것은 김정은의 권한위임에 의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김정은은 특정세력의 후견 아래 각급기관 책임자들의 정책 보좌를 통해 정권을 관리하는 상황에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시일이 흐를수록 김정은의 주도성이 증대될 것이나, 김정일만큼의 장악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한 교수는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직후 선군사상과 선군정치 계승을 주장하지만, 전반적인 동향으로 볼 때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을 다져가는 과도기적 상황을 공안정치와 당의 정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에겐 내부 이반 가능성을 제압하는 문제가 급선무”라며 “배반 가능성에 대한 감시를 위한 공안정치, 자신의 독재 권력을 관리해주고 권위를 정당화해주는 당의 정치가 절실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단기적으로는 김정은의 주도성이 점차 증대될 것이나 미래에도 도전세력 부재의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정치 공간에서도 반작용이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