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밀·보리 파종면적 확충” 이후 실제 경작지 30% 이상 증가

소식통 “협동 농장마다 파종 면적은 확보했는데 밀·보리 종자가 부족한 상황”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각지 농촌들에서 한겨울의 추위를 몰아내며 다수확 운동의 불길이 세차게 타오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재령군 삼지강협동농장.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밀·보리 농사의 확대를 지속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협동농장의 밀과 보리 파종 면적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성시 협동농장경영위원회는 최근 농장의 알곡 작물 파종면적 구성을 조사했는데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올해 밀과 보리를 경작할 수 있는 파종 면적이 30% 이상 증가했다.

2년 전만 해도 평성시 산하 협동농장의 파종면적 구성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옥수수가 58%였고 벼가 36%로 그 뒤를 이었다.

옥수수와 벼 두 작물이 전체 알곡 작물 파종면적의 94%를 차지한 셈이다. 일부 보리와 콩, 감자 등을 재배하는 농장도 있지만, 평안남도의 경우 밀·보리 이모작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옥수수 재배가 많았던 것은 평성 지역이 벼를 심을 수 있는 평지보다 비탈면이 포함된 밭 비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평성의 경우 밀·보리 재배지는 대부분 옥수수 밭을 이모작 경작지로 활용하면서 마련된 면적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논에 보리나 밀을 이모작 하기도 하지만 주작물인 벼의 생산량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옥수수 밭에 밀·보리를 파종한다는 계획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전국적으로 논벼와 밭벼 재배 면적을 늘이며 밀, 보리 파종 면적을 2배 이상으로 보장”할 것을 강조하며 “수확고를 높여 인민들에게 흰쌀과 밀가루를 보장함으로써 식생활을 문명하게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을 지어주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지시 이후 지역별로 각 협동농장이 최근까지 밀·보리 경작을 위한 재배지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농장이 의무적으로 밀·보리 재배 경작지를 확대했지만 특히 평안남도의 경우  하단, 월포, 후탄, 청옥 등의 협동농장들이 밀·보리 경작지 확대에서 큰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밀·보리 종자 부족으로 경작지 마련 이후에도 예상만큼 결실을 보지는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밀·보리 확대 재배 지시를 한 후 각 협동농장이 곧바로 경작지 확보에 나섰기 때문에 지난 가을 바로 파종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올 봄에도 역시 종자 부족으로 목표량 만큼 파종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런 문제를 파악하고 있는 북한 당국도 종자 생산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이모작에도 많은 수확량을 거둘 수 있는 종자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최근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알곡 생산구조를 바꾸고 벼와 밀 농사를 강하게 추진”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종자혁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재해성 이상기후에 대처할 수 있는 과학적인 농사체계와 방법을 확립하며 농업 기상예보의 신속성과 과학성, 정확성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다만 종자 개발 및 확대 생산 역시 수입 비료, 농약 또는 해외 선진 기술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어서 자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