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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북한 당국의 ‘화성-14’형 대륙간탄도로켓트 발사 성공 자축 분위기에 주민들은 속으로 반발심을 품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를 동원해 ‘세계적인 로케트 맹주국’이라면서 주민들이 격정에 넘쳤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반기는 주민은 많지 않다는 건데요. 설송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7월 4일. 북한은 이날을 기념해 7·4혁명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불과 20여 일 만에 재차 발사 성공했다면서 경축 모임을 조직했지만, 동원된 주민들은 연신 손가락질로 비난을 이어갑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7월에 두 번이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보도에 ‘돈도 많네’라며 손가락으로 발사장면을 지적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의 생활보다 미사일에 돈을 쏟는 (김정은)정부에 회의를 품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미사일을 쏠 때마다 경제제재 받는다는 점은 세 살 어린이도 아는데 무엇이 자랑인지 경축행사까지 벌리는지 모르겠다”면서 “처음에는 핵·미사일로 (북한이) 미국과 맞서는 강대국 자부심도 있었지만 지금은 반미감정까지 희박해졌고, 오히려 당국과의 신뢰만 무너져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장 기업소 미사일 발사 성공 경축 강연회에 나온 주민들은 국제고립과 보다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북한 사회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를 할수록 단속이 강화되면서 세(稅)부담도 늘어난 과거를 잊지 않은 주민들은 ‘고통’을 예견하기도 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핵미사일 경축 이후 꼭 보위부는 주민들의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면서 “지난해 평안북도의 한 주민이 술자리에서 무심히 ‘이미 세계적으로 50년대 후반에 미사일이 나왔는데 우린 이제야 하는 거다’고 말한 게 화근이 돼서 보위부 취조를 받은 적도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이어 “아직 굶는 사람들도 있고 꽃제비(부랑아)도 있는데 미사일 발사 경축행사에 사람들만 볶아놓으면 불만이 터질 수밖에 없다”면서 “인민반 세대별 건설자금, 꾸리기 자금, 누에치기자금 등 지질구레하게 세부담이 너무 많은 것도 다 핵미사일 때문이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북한이 직접 매체를 통해 한국 언론의 ‘북 미사일로 몇 년치 식량을 날렸다’는 보도를 반박하면서 이 같은 불만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위(당국)에선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드는 예산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그 비용을 잘 몰랐지만, 노동신문을 보고 수억 달러가 들었을 것이라는 말들이 퍼져나갔다”면서 “시장활동에 적극적인 주민들을 중심으로 ‘왜 쓸데없는 곳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쓰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도 핵보유국’이라는 자부심에 사로잡혀 있는 주민들도 많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시장도 발달되어 있지 않은 시골에 살면서 외부 정보를 접할 기회도 많지 않은 주민들이 당국의 선전만 믿는 경우입니다.
이와 관련, 한 고위 탈북민은 “고지식한 시골 사람들은 ‘우리가 또 해냈다’는 선전을 그대로 믿곤 한다”면서 “정보를 차단해 주민들을 바보로 만들겠다는 북한 당국의 전략에 맞서 한국 및 국제사회는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