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니원피스’ 파격공연 관람한 이유는?








▲지난 6일 진행된 신생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후 김정은이 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이 공연을 11일 녹화방송했다./연합


북한 김정은이 7일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과 함께 모란봉악단 예술공연을 관람한 데 이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됐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모란봉예술단의 공연에는 어깨가 파인 짧고 화려한 원피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여성 단원들이 그룹 단위로 등장했다. 한 여성단원은 바이올린으로 영화 록키의 ‘주제곡인 ‘Gonna Fly Now’를 연주했고, 배경화면에는 미키마우스가 등장하는 등 파격적인 영상을 공개했다.



김정은이 공개장소에서 퍼스트레이디와 함께 이러한 공연을 관람하고, 금수산태양기념궁전서 이 여성과 함께 김일성을 참배하는 모습이 TV에 나오자 김정일과는 다른 개방적인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김정은이 과거 아버지의 비밀주의의 틀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지적이다.



북한이 올해 공개한 고영희 기록영화에서 김정일의 비밀주의가 드러난다. 그녀가 생전에 김정일의 비공식 정치행사와 현지지도에 수시로 동행했지만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공개행사에 김정은이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관람한 것은 김정일과 대비된다.



탈북자 노두진(2011년 입국) 씨는 “김정일은 1990년대 후반부터 현지지도를 할 때 매번 고영희를 동행했고, 간부들에게도 부인과의 동행을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현지지도 하는 모습을 촬영할 때는 고영희 부분이 나오지 않도록 연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당시 김정일은 다른 간부들에게 아내를 데려오지 않으면 현지지도에 동행할 수 없다는 지시를 내리자 이혼 상태였던 김일철 전 인민무력부장은 김정일을 수행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김정일이 직접 혼인을 주선했던 일화도 있다.



김정은은 결혼 사실을 대외에 공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아내를 동반한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런 것을 숨길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아내를 동반해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도 보인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연소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는데 아내로 추정되는 이를 대동하고 다님으로써 자신이 안정적인 지도자라는 것을 어필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북한의 확고한 지도자로서 ‘안정감’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북한 예술단이 대표적인 미국 영화음악과 에니메이션을 공연에 활용한 것은 대외적으로 김정은의 개방적인 이미지를 선전하려는 인상이 강하게 풍긴다. 김정은은 올해 들어 개방을 시사하는 발언을 공개 또는 비공개로 자주 언급해왔다.



탈북자들도 모란봉 악단의 파격 공연에 대해 김정은이 대내외에 ‘변화를 실천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했다.



노 씨는 “과거 왕재산 음악단과 무용단의 파격적인 공연모습은 알판(CD)으로 제작돼 비밀리에 주민들에게 알려져 있었다”면서 “김정일 사망 후에 기쁨조를 공개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03년 왕재산 무용단의 중국 공연 때는 중국인도 놀랄만큼 자극적인 무대를 선보였다”면서 “김정일이 ‘자본주의를 깜짝 놀라게 해주라’는 지시를 내려 예술단 간부가 마음 먹고 노출 수위를 높인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주민들에게 ‘변화’로 체감할 만한 개방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손에 잡히는 실질적인 조치보다는 예술공연을 통한 ‘이미지 조작’에 나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박 선임연구위원은 예술단 공연과 관련, “모란봉 예술단의 파격적인 공연은 USB, DVD등 기타 매체의 유입으로 TV 등 북한 선전매체의 영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매체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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