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모란봉악단 공연취소는 국가적 망신인거 아는가

12일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하려던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 공연이 불과 3시간을 남겨두고 취소됐습니다. 이번에 모란봉악단 단장으로 왔던 현송월을 비롯한 7명은 비행기로, 나머지 100여명은 열차를 이용해 평양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중국은 신화통신을 통해서 상호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만 짧게 밝혔고, 북한은 묵묵부답입니다. 때문에 당연히 이번 공연이 취소된 이유를 둘러싼 추측이 난무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일 많이 나오는 말이 지난 10일에 김정은이 수소탄 말을 내뱉자, 중국이 불쾌하게 여겨 이 공연을 보게 될 급을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그 아래로 낮추자 김정은이 발끈해 돌아오라고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또 국가정보원에 의하면, 이번 공연이 김정은 찬양 일색인 것에 대해 중국이 이의를 제기했고 이에 격분한 김정은이 돌연 취소시켰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모란봉악단 단원 중 2명이 망명하기 위해 갑자기 사라졌다는 등 이번 공연취소에 대해 별의별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공연취소는 김정은이 직접 지시해 벌어진 일입니다. 그가 아니고서는 이런 국가 간 외교적 결례를 범할, 또 국가적 망신을 자초하는 일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만 봐도 수준이 형편없고 제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처리하는, 몰상식의 극치를 보여주는 김정은의 일처리를 엿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무슨 어린애들 장난도 아니고 해외에 나가서까지 이런 망신을 자초하는 일을 어떻게 벌일 수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김정은은 모란봉악단과 합창단을 해외에 내보내는 기회에 자기가 인민의 지도자 그리고 핵을 보유한 핵강국의 지도자라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을 겁니다. 그래서 중국으로 떠나는 날 ‘평천혁명사적지’를 찾아 가 은근슬쩍 수소탄 발언을 흘리고 공연무대 배경에 장거리로켓 발사 장면을 등장시키면서 ‘자, 봐라,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급 고위인사도 봤으니 결국은 중국도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았느냐’라고 선전하려고 꾀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게 성사될 수 없었으니 그럴 바엔 판을 깨고 돌아오라고 지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김정은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도리어 소통도 안 되고 중국의 말도 듣지 않으며, 행동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중국의 ‘3불관’에 대한 확신만 키워줬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김정은 본인이 더 잘 알 것입니다. 물론 핵실험까지 감행하는 모험을 또다시 벌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런 초강수까지 둔다면 김정은 체제의 파멸을 앞당기는 결과만 초래하게 된다는 점 똑똑히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