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리설주 통해 어린 이미지 불식 노려”

북한이 25일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를 전격 공개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대내외 매체를 통해 ‘부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퍼스트레이디의) 이름을 공개한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김정은이 이처럼 ‘부인 공개’라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자신의 최대 약점인 어리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안정감 있는 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프로파간다(선전선동)로 읽혀진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미혼의 지도자가 아니라 이미 결혼해 부인까지 둔 지도자라는 것을 북한이 은연중에 강조해 최대의 약점인 나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고 안정감 있는 지도자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북 전문가도 “외부에서는 ‘어린’ 김정은이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에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 퍼스트레이디를 공개한 것도 ‘불안정 하다’는 외부의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한 선전선동이다”고 했다.


김정은은 권력승계 과정에서 철저히 할아버지 김일성의 이미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후계자 시절을 포함해 30년 넘게 철권통치를 이어가면서 철저히 자신의 사생활을 감춰온 ‘은둔의 지도자’ 아버지 김정일과는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정은은 인민복에서 헤어스타일, 백마를 탄 모습과 두 차례의 공개연설 등의 파격행보를 연출해 김일성의 이미지를 연상시켰고, 여군과의 스킨십 등 친인민적인 모습으로 대내외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부인의 실명을 공개하고, 그와 팔짱을 낀 모습을 연출한 것도 이 같은 ‘이미지 선전선동’의 연장선상이다.


실제 김정은의 부인 공개는 김정일 시대와 분명히 대비된다. 김정일은 성혜림, 김영숙, 고영희, 김옥 등 여러 부인을 뒀지만 북한은 이들을 ‘부인’이라고 호칭하지 않았고, 이들 존재 자체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이와 달리 이날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원수와 부인 리설주 동지는 외교 미 국제기구 대표, 임시대리 대표, 부인들과 함께 유원지를 돌아보고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고 보도해, 공식적인 외국 사절 환영에 ‘퍼스트레이디’로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국경에 대한 통제와 단속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내부정보의 유출과 외부정보의 유입이 비교적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김정은이 부인을 전격 공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인에 대한 각종 소문과 ‘설’이 제기되는 것을 미연에 막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다.


‘예술단원’ 출신일 가능성인 높은 리설주에 대한 갖가지 정보가 유입될 경우 자신의 우상화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고 지도력에 상처가 될 수 있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어차피 부인을 공개하고 우상화도 필요하다면 마냥 베일에 감출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특히 외부에서 (리설주) 신상 등이 먼저 알려져 유입되면 갖가지 소문이 양산돼 내부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어린 김정은의 약점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선전선동 방식으로 자신의 가계에 대한 우상화를 서두루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사전에 철저히 계획해 부인 공개의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실제 ‘리설주’의 얼굴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7일 모란봉악단 시범공연 실황이 공개될 때 김정은과 나란히 앉은 모습이 포착되면서다. 이후 김일성 사망 18주기였던 지난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리설주가 또다시 동행하면서 ‘김정은 부인설’에 힘이 실렸다.


25일에도 오전부터 매체를 통해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고 있는 리설주의 모습을 다수 공개한 후 오후 8시에 비로소 이름을 밝혔다.


현재 김정은으로서는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다. 권력승계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김정은은 인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해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내부 경제개혁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이미지 선전도 강화해 명실상부 최고지도자로서 자리매김하려는 속내도 엿보인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