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양강도 삼지연 방문 정황이 복수의 소식통에 의해 포착됐다. 현재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삼지연군 꾸리기’의 완공 시점을 1년가량 앞두고 또 한 번 건설현장을 찾아 진행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12일 저녁 7시부터 양강도 국경 전 지역 도로와 철도역이 봉쇄됐다가 13일 오전 8시에 해제됐다”며 “앞서 양강도당 간부들이 10월 10일까지 2단계 건설을 완공하겠다고 충성의 보고를 올리고, 올해 당 창건일을 맞으며 (2단계 건설) 완공 및 1호 행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원수님(김정은 위원장)이 이제야 온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식통은 “아직 (2단계 건설이) 미완공된 상태인데, 1호 행사 일정에 맞춰 일선 건물들을 주력으로 완성하고, 미완성 건물들은 추후 완성할 예정으로 알려졌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양강도 소식통도 “12일 저녁 7시부터 양강도 국경 지역과 철도역들에 대한 특별경비 및 이동통제 사업이 진행됐다”면서 “이에 따라 혜산역과 위연역, 신파역, 포평역 등에서 주민 통제가 이뤄졌고, 철도근무 성원들은 철길 옆에 주민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차단 사업을 벌였다”고 했다.
이와 동시에 양강도 전 지역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고, 해당 지역 행사 담당 보위원들은 12일 오전 9시부터 1호 행사 철길들을 점검하면서 잠복근무에 나섰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은 실제 13일 새벽 5시경에 1호 열차가 혜산역을 통과했다고 전해, 김 위원장의 삼지연 방문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백두산의 동남쪽에 자리한 삼지연은 북한이 ‘항일혁명 활동의 성지’이자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선전하는 곳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5년 이 일대를 관광 특구화하는 삼지연군 꾸리기 사업을 지시한 뒤 벌써 여러 차례 건설현장을 방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앞서 지난해 10월 말에는 이곳을 찾아 완공 시점을 2021년에서 당 창건 75주년이 되는 내년 10월로 앞당길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올해 4월 약 5개월여 만에 또다시 삼지연을 찾아 공사 진행 상황과 실태를 돌아보고 “건설자들뿐 아니라 전당, 전국을 불러일으켜 당 창건 75돌까지 삼지연군 건설을 결속해 혁명의 고향집 뜨락인 삼지연군을 현대문명이 응축된 산간도시로, 남들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특색있는 군,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사는 군으로 꾸려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시 김 위원장은 “삼지연군 꾸리기는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으려는 적대세력들과의 치열한 계급투쟁, 정치투쟁이며 삼지연군 건설에서의 승전포성은 우리 국가의 위력, 경제적 잠재력의 과시”라며 삼지연 건설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렇듯 김 위원장의 삼지연 방문 정황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현지지도는 사실상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직접 건설현장을 찾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지도력을 부각하고, 삼지연군 건설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독려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점을 과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현재 북한 내에서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삼지연을 방문한 것 아니겠느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 소식통은 “실제 사정은 불안한 국내외적 상황 때문에 삼지연 특각(별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앞으로의 대외 전략과 새해에 진행할 과업들을 구상하려는 목적일 것이라는 간부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