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화재개 염두에 두고 對南비난 자제”

김정은이 1일 육성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남한에 대한 비방을 대폭 줄이고 남북 대결상태 해소와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해 새롭게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와의 대화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해 서면으로 발표한 신년공동사설에서 김정일 조문 문제를 들어 이명박 정부를 극렬히 비난하면서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데 집중했다. 사설은 남조선 보수집권세력이 시대의 흐름과 민심을 외면해 인민의 준엄한 심판 대상이 됐다고 주장하며 남한 내부 친북세력의 반정부 투쟁을 선동했었다.

반면 올해 신년사는 “나라의 분열상태를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면서 “남조선의 반통일세력은 동족대결정책을 버리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 남, 해외의 온 겨레는 새 세기 민족 공동의 통일대강이며 평화번영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철저히 이행하기 위한 투쟁을 적극 벌려나가야 한다”고만 언급하는 등 민족공조 노선에 대한 강조도 예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공동 신년사설에서도 남북경협을 장려하고 10·4 남북정상선언 이행을 강조하는 것 이외에는 대남관계에서 특이할 만한 주장이나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 대선 직전 반보수대연합을 구축하라는 투쟁을 선동해 대선에 개입하려는 것과 사뭇 달라진 태도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비핵·개방·3000’으로 공식화된 직후부터 대남 비방을 쏟아냈다.

북한은 지난해 18대 대선 과정에서도 박근혜 당선인을 ‘유신 공주’로 지칭하며, 박 당선인 취임 시 남북관계가 파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대남공세를 폈다. 반면 이번 신년사에서는 남한 정부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는 등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화될 때까지 우선 지켜보겠다는 의도를 다시금 내비쳤다.

이에 대해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의 대화를 염두해 길을 열어둔 것”이라고 봤고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우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관망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김 교수는 “양측 모두 남북대화에 대해 기대는 하겠지만 예상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조국통일을 강조한 것에 대해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작년과 비슷하게 조국통일을 강조하고 있지만 새로운 것은 아니다. 6·14, 10·4 선언 이행을 강조한 것은 남남갈등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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