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북한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김정은은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 후보로 나섰다. 앞서 김정일이 2009년 12기 대의원선거에서 제333선거구, 1998년 10기 대의원선거는 제666선거구에서 후보자로 나선 만큼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북한 체제의 명목을 이어가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또한 2003년 11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김정일은 649선거구에서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당시 북한 기관지 민주조선은 “(‘649’는) 무심히 대할 수 없는 숫자”라며 “6, 4, 9 세 숫자를 곱하면 216(김정일 생일)이며, 거꾸로 9와 4를 곱한 뒤(36) 6을 더하면 42(김정일 생일 연도)란 숫자가 된다”고 부연, 우상화 선전에 주력했었다.
아울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99년 7월 6일자 ‘위인전설 666’이라는 논평을 통해 “6을 세 번 곱하면 216이 나오고, 북한이 조선반도에서 6번째로 세워진 국체(國體)의 의미”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탈북자들은 김정은이 내세운 ‘111’이라는 선거구도 이런 숫자의 의미로써 북한 김 씨 일가에 있어 숫자 1은 1호 행사, 1호 사진, 1호 건물 등에 쓰이기 때문에 자신의 권력을 강조하기 위한 김정은의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했다.
한 고위 탈북자는 9일 데일리NK에 “김정은이 111선거구 후보로 나선 것은 그동안 숫자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던 김정일을 따라하려는 김정은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1’이라는 숫자를 강조해서 자신이 첫 번째 권력자라는 것을 통해 우상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선거구에 숫자만을 넣었던 이전과는 다르게 ‘백두산’이라는 명칭을 넣은 것은 백두산 혈통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써 미약한 리더십에 대해 전대 지도자들의 후광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선거를 마친 후 매체들을 동원해 선거구 명칭에 대한 찬양 작업들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