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탄두·핵잠수함·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공식화…본지 보도 확인

지난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 실렸던 9축(18바퀴) 이동식발사차량(TEL)보다 길어진 11축(바퀴 22개)에 실려 마지막 순서로 공개됐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다탄두 개별 유도기술,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극초음속 무기 개발도 추진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북한이 해당 기술들을 개발 중이라는 본지 보도가 전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김정은 “다탄두 탑재 미사일 개별 유도기술 마감 단계”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5∼7일 진행된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 보도에서 “다탄두 개별유도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이 언급한 ‘다탄두 개별유도기술’은 ‘다탄두 각개 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 기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탄도미사일에는 한 발의 탄두가 탑재된다. 탄도미사일에 여러 탄두를 탑재하는 것 다탄두 재돌입 비행체(MRV)이며 여기에 한 단계 더 발전된 기술이 MIRV이다. MRV에 실린 탄두는 같은 궤도로 날아가는 것에 반해 MIRV는 각기 다른 목표물을 향할 수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연구사업이 마감 단계라고 언급한 만큼 아직 기술을 완전히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본지는 지난해 10월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탄두는 2개이며 2022년까지 핵탄두 소형화, 정밀화 기술을 강화해 4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신형 ICBM, ‘탄두 2개’ 장착 가능…워싱턴·뉴욕 동시 타격 기술은 ‘아직’)

그러면서 본지는 북한이 아직 탄두부에 후추진체(PBV, Post Boost Vehicle)를 장착해 발사된 탄두가 분리돼 각각 독립 목표를 향해 떨어지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MIRV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북한이 같은 날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4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탄두 8개 장착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열병식서 뽐낸 SLBM, 4개 탄두 탑재 가능…8개 최종목표”)

북한이 ICBM과 SLBM 모두에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상당한 군사적 위협이 될 전망이다.

김정은_잠수함
지난 2019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잠수함을 시찰하고 있다 / 사진=노동신문 캡처
北 “핵 잠수함 설계 연구 끝”…본지 2019년 관련 사실 보도

통신은 이날 보고에서 “핵 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신은 “중형 잠수함 무장 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 개조해 해군의 현존 수중 작전 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디젤 방식이 아닌 원자력 기반 엔진의 ‘핵 추진 잠수함’ 개발 중이며 여기에 SLBM을 탑재하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본지는 지난 2019년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2022년까지 핵무기 탑재 핵추진잠수함을 완성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며 여기에 SLBM 최종 완성형인 북극성-5형을 탑재하려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 靑, 미사일 위협 아니라는데…北 “2022년까지 핵추진잠수함 완성”)

잠항 시간이 길어 노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과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SLBM의 개발을 공언하며 무력 증강 의도를 숨기지 않는 모양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 대미 협상력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통신은 이날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를 전하며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다”며 “새로운 조미(북미)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극초음속미사일_미국
미국 해군과 육군이 공동 개발중인 공통 극 초음속 활강체(C-HGB) 발사 실험. / 사진=미국 국방부 홈페이지
극초음속 미사일, 고체연료 ICBM 개발 등도 사실로 확인

통신은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개발 도입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면서 “신형 탄도로케트들에 적용할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비롯한 각종 전투적 사명의 탄두개발연구를 끝내고 시험 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 당국이 국방과학원 산하에 ‘극초음속 로케트 연구소’가 신설했다는 본지 보도 역시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관련기사 : 김정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드라이브…새해 맞아 연구소 신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시속 6,120㎞·음속의 5배) 이상 속도의 무기로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차세대 무기로 평가받는다.

북한이 핵무기를 이을 전략무기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선택했으며 개발에 상당한 재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게 당시 소식통의 전언이다.

또한, 북한이 고체연료 ICBM을 개발 중에 있다는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

통신은 “수중 및 지상고체발동기대륙간탄도로케트개발사업을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언급했다.

본지는 지난 2019년 김 위원장이 미국 대선 전에고체연료 엔진과 다탄두 로켓 결합 완성을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려면서 다탄두 ICBM 완성 필수 과정인 고체연료 엔진 사용 3단 분리 로켓 실험도 진행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각종 첨단 무기 개발 사실과 향후 계획 을 공개한 데는 대외적인 메시지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흐트러진 민심을 다잡기 위한 체제결속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