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녀간 뒤 재건·보수를 위한 건설공사가 진행된 청진가방공장에서 최근 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9월 중순 함경북도 청진가방공장에서 건설공사 도중 상판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여성근로자 4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10명 정도가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월 17일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노동신문 보도 기준) 후 공장을 재건·보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무리한 ‘속도전’식 공사에 결국 애꿎은 근로자들이 화를 입고 말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앞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이곳 가방공장을 찾았다는 소식을 보도하면서 “함경북도당위원회에서는 가방공장을 능력에 맞게 새로 건설할 데 대한 당의 방침을 정중히 접수하지 않고 청진재생섬유공장건물의 허술한 방들을 내여 가방생산기지를 너절하게 꾸려놓음으로써 지방의 가방생산 실태를 료해(파악)하기 위하여 찾아오신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 커다란 걱정을 끼쳐드리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앙당에서는 청진가방공장을 새롭게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함경북도 당위원회에서는 기존의 청진재생섬유공장 건물 한편을 활용하는 편법을 저질렀다는 지적이다.
실제 당시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청진가방공장을 건설한지 1년 반이 되도록 아직까지 도안실도 꾸리지 않고 제품진열실도 너절한 채로 두고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도당위원회 사업에 문제가 있다”며 “가방공장을 건설할 당시 도당위원장 사업을 하였던 일군(일꾼)과 도들의 가방공장건설사업을 올바로 장악지도하지 못한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의 사업을 전면검토하고 엄중히 문책하고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최고지도자의 불호령에 가방공장 재건·보수공사가 부랴부랴 진행됐지만, 안전대책 마련 없이 너무 급하게 서두르면서 결국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책임자가 시공대로 건설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책임자가 엄중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특히 여성 근로자가 사망한 부분도 강력한 문책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방공장에서 복무하는 여성 근로자들을 건설공사에 동원했다는 점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나 보다 문제시되고 있는 것은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인명이 경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소식통은 “현장에서는 무너진 것을 복구하는 것에만 전념하고, 사망 사고에 대해서는 어떠한 보상도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