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동절에 보안부 방문 왜…”체제 불안 반증”

북한 김정은이 노동절(1일)을 맞아 공안기관인 인민보안부를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집권 1년차인 지난해 노동절에 평안북도 소재 대관유리공장 등을 방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정일은 2010년 노동절을 맞아 은하수관현악단 등의 ‘5·1절 합동음악회’를 관람했고, 2009년에는 금속공업부문 기업소 노동자들과 함께 가극 ‘꽃파는 처녀’를 관람했다.


북한이 대내외 프로파간다(선전)를 중시해왔다는 점에서도 김정은의 인민보안부 방문은 이례적이다. 노동절을 맞아 노동자들을 챙기는 행보를 통해 인민의 지도자임을 선전하고 충성심을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이 작년 김정은의 노동절 현지지도를 전하면서 “김정은 동지를 자기들의 일터에 모시는 영광을 지닌 기계공장의 노동계급들은 끝없는 감격과 격정에 휩싸여 있었다”고 선전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김정은이 국가안전보위부와 함께 북한의 공안통치 양대 기관인 인민보안부를 방문한 것은 그만큼 내부 민심이반 현상이 심각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정은이 노동절에 공안기관 일꾼들을 찾아 불순·적대분자 소탕과 체제 수호를 지시해야할 만큼 내부 체제가 불안하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올 초부터 4개월 여간 진행된 고강도 군사훈련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만큼 김정은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안기관을 급히 찾을 수밖에 없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김정은은 보건부문 일꾼들과 함께 체육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지만 이날 노동신문은 김정은의 인민보안부 방문 소식과 사진을 1·2·3면에 걸쳐 소개할 만큼 지면을 할애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인민보안부 성원들에게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과 심리모략전을 짓뭉개며 딴 꿈을 꾸는 불순 적대분자들을 무자비하게 소탕해버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에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과 전반적인 민심 수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요를 통제할 수 있도록 장악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인민보안부를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김정은이 노동절에 인민보안부에 간 것은 그만큼 권력이 불안정하고 주민들의 불만 고조 등 내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이처럼 인민보안부 일꾼들에게 힘을 실어준 만큼 향후 공안 통치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내부 단속과 탈북 방지 등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통제를 강화해왔다.


김정은은 지난해 국가안전보위부를 두 차례 방문했고, 공안기관에 불순·적대분자 색출과 강도 높은 주민통제를 지시했다. 또한 김정은은 지난해 13년 만에 우리의 파출소장에 해당하는 전국 분주소장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일각에선 김정은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 떨어져 노동절에 공장·기업소가 아닌 공안기관을 방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이 공안기관에 힘을 실어줘 내부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이지만 일반 주민들의 입장에서 김정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인민보안부 방문은 노동절이 아닌 다른 날에 가도 상관없는데, 굳이 노동절에 보안부를 방문한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 “김정은이 체제 안정을 도모하려 했다면 노동자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김정은이 정치적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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