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원홍 보위부장에게 국경경비 맡겼다

북한의 국경경비 권한이 군(軍)인민무력부에서 국가안전보위부로 넘어갔다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전해왔다. 이 조치는 최근 김정은이 ‘최고사령관’ 자격으로 내린 특별 지시에 따른 것으로, 국경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군부대들은 지난 16일부터 소속 변경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태양절(4.15) 다음날, 국경 경비 부대들이 국가안전보위부에 소속된다는 방침이 내려왔다”면서 “김정은 최고사령관 명의로 내려운 방침에 따라 국가안전보위부에서 각 부대에 내려와 그동안 업무에 대한 검열 및 인수인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경경비 군부대 군관들의 경우  기존의 무력부 소속 신분증을 폐기하고 보위부 소속 신분증으로 교체하고 있다”면서 “과거에 탈북이나 밀수에 연류됬었던 사람들을 다시 조사해 현직 군인들과 지금도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치는 주민 탈북, 밀수, 내부정보 유출 등으로 얼룩지고 있는 국경통제 시스템을 재정비하려는 김정은의 의지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그동안 탈북자들에 대해 ‘현장처형’ ‘3대멸족’ 등 김정일의 대응 수준을 뛰어넘는 극악한 조치를 지시해왔다.  


특히 김정일 사망이후 국경 및 평양에 대한 통제를 강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주민들의 탈북행렬, 밀수, 내부정보 외부 유출 등이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고 보위사령부만으로는 국경통제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그동안 무력부와 보위부 간 경쟁의식 때문에 탈북자 신변 처리에 잡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경경비 군인들에게 후방물자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에 군인들은 이른바 ‘동네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 탈북자, 밀수꾼 들로 부터 뇌물이나 경제적인 지원을 많이 받게 되었고, 이것이 상대적으로 국경단속을 소극화시키는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보위사령부가 수시로 국경 군부대들에 대한 검열을 진행해왔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군인’이라는 동질의식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도 적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국경 경비 군인들과 보위부 간부들간의 ‘이질감’을 고려할 때, 앞으로는 내부검열이 보다 강도높게 집행될 여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위부 소속 보위원들은 형식적으로는 군대 계급과 지휘계통을 갖고 있지만 ‘전투’ 임무가 없다는 점에서 무력부 산하 군부대 군인들과는 정서와 문화가 엇갈린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면서 중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는 탈북자 북송 절차를 일원화 하겠다는 북한의 속내도 엿보인다. 지금까지는 탈북방지 및 감시는 무력부가, 탈북자 송환 및 체포 업무는 보위부가 책임지는 2원체계였으나, 탈북방지, 내부정보 유출, 탈북자 체포 및 송환 등 관련 업무 전반이 보위부 직할로 단일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외부사회에 ‘국경경비대’라는 명칭으로 알려진 국경경비 군부대들은 모두 ‘경비총국(제 5454부대)’ 소속 직할 여단들이다. 경비총국 지휘관의 계급은 상장(한국의 중장과 대장 사이)이며, 해안선이나 국경, 군사분계선을 끼고 있지 않은 황해북도를 제외한 모든 도(道)에 경비총국 직할 여단이 배치돼 있다. 따라서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경비총국이 무력부에서 보위부로 옮겨가는 것으로 압축된다.


북한에서 국경경비 업무는 오래전부터 보위부가 담당했으나, 2008년 4월부터 무력부가 관할했다가, 이번 조치로 다시 보위부로 넘어가게 됐다. 과거 무력부 담당 시절에는 보위사령부소속 정치일꾼들이 여단, 대대, 중대 별로 파견돼 내부감시를 진행했으나, 앞으로는 보위부 정치지도원과 보위지도원들이 국경경비 부대들에 대한 감시와 검열을 담당하게 된다.


한편 이번 조치가 또 다른 측면에서 북한 권력구조 변화를 상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인사로 꼽히는 김원홍 북한군 대장은 보위사령관을 거쳐 북한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직을 수행하다가 최근 국가안전보위부장으로 보임되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보위사령관에 이어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보위부장에 오른것은 모두 ‘승진’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김원홍이 2010년 3차 당대표자회 당시 김정은 오른편에 섰다는 것들을 고려해보면 우동측 보다 더 ‘최측근’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국경경비 업무가 김원홍의 보위부장 보임 직후 보위부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김원홍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 수준에 대해 새삼 관심이 집중된다.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실력자 파견’ 차원을 넘어 체제유지에 꼭 필요한 핵심측근으로 김원홍을 의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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