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수공장 밀집’ 자강도에 돌연 스키장 확장공사 지시

'무기 은폐' '요새화' 달성 위한 민심 달래기 차원... 소식통 "각종 문화오락시설 재건 예정"

강계시, 만포시 건설총계획 검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강도 당, 행정 및 설계기관 관계자들과 강계시와 만포시 건설총계획을 검토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6월 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지난달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강도 강계 스키장을 확장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코로나19로 비상방역체계를 이어가는 와중에 한편으론 오락 시설 정비에 관련된 방침을 내린 셈이다.

자강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지난달 초 강계시 스키장을 확장 공사할 데 대한 지시가 하달됐다”면서 “현재 자강도는 스키장 건설에 투입할 돌격대원을 모집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는 자강도 군수노동계급도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게 하라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강도는 북한에서 험준한 산악지대로 핵과 미사일을 은폐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또한 강계트랙터종합종장, 강계정밀기계종합공장, 2·8기계종합공장 등 민수(民需)로 위장한 군수공장들이 즐비하다.

때문에 당국은 기밀 유출을 막기 위해 자강도 군수공장들을 지하화했을 뿐만 아니라 자강도 주민의 타지 이동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대다수 자강도 주민은 대를 이어 군수공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피하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화약이나 시약 등 유해 물질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 권력이나 재력이 있는 경우 자녀를 군수공장에서 복무하게 놔두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소식통은 “군수공장의 약 70% 공정이 인체에 해로운 작업이라 자식들은 어떻게 해서든 다른 기업소에 보내려고 한다”면서 “이는 자강도 노동자들은 대대손손 군수공장에 근무하라는 상부의 뜻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결국 이 같은 고충을 파악한 김 위원장이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각종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요새화’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도 내포돼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자강도는 현재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보건의료 체계 정비보다는 문화오락시설 등 도시 전반적 시설물을 현대적으로 재건하기 위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도당위원회는 스키장 외에도 살림집, 탁아소, 소년궁전, 도로포장, 다리보수 등을 통해 ‘자강도를 난공불락의 무릉도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계획”이라면서 “이에 당창건 기념일(10·10) 전까지 각종 공사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해 당(黨)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무기의 실전배치’를 공언했고, 올해도 초대형방사포 등 신형 무기의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는 점에서 자강도를 중심으로 군수공장을 연일 만가동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