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방위 미진출…”후계구축 숨고르기”

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후계자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대북전문가들은 후계체제를 국방위 차원에서 구축하기 위해 김정은이 공석인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나 국방위원에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김정은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 오르며 북한 정치 무대에 공식 등장했었다.


그러나 김정은의 국방위 진출은 이날 회의에서 이뤄지지 않았고 다만 북한의 군수산업을 전담해온 전병호가 국방위원에서 해임되고 박도춘 당 비서가 후임 위원으로 선임됐다.


김정은의 국방위 미진출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후계구축 속도를 조절하고 나섰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는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이 그동안 김정일의 건강 문제로 인해 빠르게 진행된 부분이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권력을 이양하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권력 세습과정에서 경험이 미천하고 젊은 김정은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내부 엘리트들을 장악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후계구축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면서 “아직 김정일이 김정은을 서포트(지원)하면서 후계구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일종의 숨고르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이어 “권력 엘리트들이 후계체제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는 어렵지만 아직은 선뜻 김정은 후계체계를 받아 드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김정일에게 충성하지, 김정은에게 쏠리는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김정일의 건강이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직은 김정일 친정체제를 바탕으로 후계체제 공고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 연구위원은 “김정은 후계구축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너무 빨리 권력승계가 이뤄져 내부적으로 우려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정일이 안정적으로 후계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김정은의 국방위 미진출은 내부적으로 후계체제를 강행시키는 것이 순조롭지 않거나 우호적인 조건이 아닌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인민들의 생활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권력이양 속도를 조절하고 인민 생활 개선을 강조해 내부 단속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인민생활 개선을 위한 경공업 발전이 재차 강조됐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6일 김정일이 후계자 김정은을 대동하고 자강도 제련소 및 압록강다이야(타이어)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최고인민회의 전날 김정일이 김정은을 데리고 경제시찰 나갔다는 것을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것은 불철주야 인민경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년 2012년 강성대국 문을 열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김정은이 국방위에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북 전문가는 “후계자를 승계할 수 있는 당규약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김정은이 국방위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이나 시기적으로 올 하반기에 할지 내년에 할지는 김정일이 시간을 두고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김정일이 불참하면서 김정은 후계자 지위 강화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도 “추후 상황에 따라 최고인민회의 추가 개최 및 국방위원회 별도 결정 등을 통해 (김정은에게) 보직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일각에선 김정은이 국방위원이 되지는 않았지만 경제적 치적을 쌓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인민생활 개선과 강성대국 건설 등 경제적 치적을 쌓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 교수도 “김정은의 방중이 미뤄질 수도 있지만 북한과 중국의 당대당, 즉 당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비공식적인 방중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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