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포정치’ 장기적으로 체제 불안정 가져올것”



▲ 26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김정은 정권 출범 4년 평가와 남북관계 전망’ 세미나가 열렸다./사진=김혜진 인턴기자

북한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단기적으로 체제 안정에 기여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권력 엘리트들의 운명공동체 의식을 약화시켜 체제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6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김정은 집권 4년과 남북관계’ 세미나에서 “김정은은 권력엘리트에 대한 공포통치로 긴장감 주입과 충성경쟁 유도 등 일시적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공포의 장기화로 김정은과 지배층간 ‘운명공동체’ 의식이 점점 약화돼 체제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핵심 측근들은 숙청·처형에 대한 불안감으로 김정은에게 조언을 기피하고 맹종하면서 ‘자리 지키기’에 골몰하고 있다”면서 “실무 간부들은 생존을 위한 책임회피와 허위보고를 일삼고,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돼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한 해외파견 일부 간부들은 이탈까지 감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은 절대 권력에 도취돼 안하무인격 형태, 무자비한 처형, 무원칙한 군 인사 등으로 권력기반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스스로 저해하고 있다”며 “황병서와 최룡해를 비롯한 간부들에게 ‘이 새끼야’, ‘내가 벽을 문이라 하면 열고 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등의 막말과 독단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반복됨에 따라 간부들은 과열충성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군 내에서 ‘알았습니다’라는 노래를 보급해 김정은에 대한 충성분위기를 조성했고,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은 반(反)체제 실상을 수시로 보고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용인술에 대해 그는 “김일성, 김정일과 달리 정치적·정책적 숙청보다는 개인적 감정에 근거한 숙청·처형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연륜과 정치 경력이 적은 김정은은 권력이 과다하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은 제거하고, 그렇지 않은 인물들은 승진과 강등을 반복적으로 하는 방식으로 권력을 강화해와 북한 내 간부들은 고위직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김정은 시대로 들어오면서 2인자나 실세는 예외 없이 숙청을 당했다”며 “이영호, 장성택, 현영철 숙청에 이어 최룡해마저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김정은 집권 후 처형된 간부가 1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독단적 권력운영은 선대(先代)의 정치적 유산에 힘입어 제도적·물리적 권력 장악에는 무난히 성공했으나, 짧은 후계수업과 경륜, 무엇보다 ‘주어진 권력’이 능력 여하를 떠나 자신만의 리더십 구축에 맹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경제 분야 발표자로 나선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북한 경제는 장마당 확산으로 인해 계획경제와 시장경제가 공존하게 됐다”면서 “현재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5%정도로 추정해 볼 수 있으며 전보다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시장의 확대로 농업생산의 증가와 재정규모도 증가하고 있고, 북중무역도 증가해 환율과 쌀값도 안정적인 상황에 놓여있다”면서 “먹고 사는 문제와 어린이 영양상태도 개선돼 전보다 상황이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교수는 “이 같은 성장은 평균일 뿐 결코 높은 비율이 아니라며, 시장의 확대로 인한 지역 간, 계층 간 양극화는 점차 확대된다는 부정적인 측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김정은 시대 4년간 북한경제는 뚜렷한 성장세를 시현했다”며 “이는 제도 개선과 시장의 확대가 성장의 핵심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존 체제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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