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경제개혁 연구 ‘김정일式’ 극복이 해답

김정은이 중국을 포함해 경제개혁에 나선 국가들의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는 북한 고위급 간부의 발언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은 김정일 사후 고위급으로는 처음으로 서방 언론과 공식 인터뷰를 갖고 김정은이 지식기반 경제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개혁개방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양 부위원장은 김일성부터 김정은까지 3대에 걸쳐 고위급 명단에 이름을 올려왔고 장성택과도 지근 거리에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그의 말을 흘려 듣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는 2010년 김정은 후계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인터뷰도 북한 지도부에서 처음으로 했다.


발언 내용이나 경위, 여러 정황상 양형섭의 독자 발언으로 보이지 않는다. 김정은이나 핵심 측근과 어느 정도 공감대을 가진 상태에서 발언을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이것이 지도부의 전반적 합의에 따른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 경제개혁 문제가 불거진 이상 내부에서 화두가 되겠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일단 중국을 직접 거론한 것은 경제개혁 현실화 여부를 떠나 북한이 중국의 지속적인 후원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자바오 등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했다. 이러한 중국의 의지를 알고 있는 김정은 정권 인사들이 경제개혁 의지를 천명함으로서 현재 경제난 극복 또는 향후 개혁개방에 나설 때 중국의 지원을 촉구하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번 양형섭의 발언은 남측을 의식한 측면도 있다. 그의 발언은 일단 국내에서 북한의 개혁개방 지원 여론을 일으킬 것이다. 일부 햇볕파 학자들은 드디어 김정은 시대에 개혁개방의 서막이 열렸다며 환영할 수도 있다. 또한 햇볕정책을 내세우는 세력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인용할 수도 있다. 햇볕세력들은 북한의 개혁개방과 함께 평소 그렇게 신경쓰던 북한 정권의 안위도 함께 걱정해야 하는 숙제도 함께 떠맡게 됐다.  


김정은이 실제 개혁개방을 추진할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방침을 지도부에서 확산시키고 있다면 이는 반길 만한 일이다. 핵심 측근인 장성택도 남한의 발전상을 직접 눈으로 봤고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개혁은 어디까지나 김정은 3대세습 정권을 유지할 명분과 동력을 확보하는 선까지가 한계이다.  


그러나 그 수준으로 경제개혁은 뜻하는 바를 달성하기 어렵다.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만 개혁해서 원하는 목표를 얻을 수 있었다면 김정일이 진작 그렇게 했을 것이다. 특구 개발이나 2002년 7.1조치의 시행과 후퇴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김정은은 개혁개방으로 가도 위기에 쌓일 가능성이 있지만 가만이 있어도 치명적 위기는 도래하게 돼 있다.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핵화에 나서야 한다.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중국뿐만 아니라 남한과 미국의 막대한 지원도 얻을 수 있다. 핵무기를 머리 위에 이고 철조망을 둘러 쳐놓고 경제개혁을 말해서는 큰 의미가 없다. 비록 그 과정에서 정권이 흔들린다고 해도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그리고 정권의 명운은 하늘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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