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개혁개방으로 ‘김부자 원죄’ 씻어라

2000년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한지 횟수로 13년이 지났다. 그동안 3명의 대통령(김대중, 노무현, 이명박)이 바꿨다. 오는 12월 19일에는 또 한명의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각 당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지만 어찌됐든 민심 챙기기란 명분으로 불철주야(不撤晝夜)다.


북한도 그동안 3명의 지도자가 바꿨다. 남한과 같이 국민에 의한 선거가 아닌 세습으로 말이다. 김일성 사후(1994.07) 자연스럽게 아들 김정일이 북한의 지도자가 되더니 김정은도 김정일 자리를 물려받았다. 지난달 11일에 열린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은 ‘제1비서’로 추대돼 북한최고 지도자가 됐다. 유일무이한 권력의 정점인 ‘수령’을 민주주의 절차인 선거로 뽑는다는 것은 북한에선 불가능하다. 오로지 절대적인 충성에서 비롯한 ‘추대’만 있을 뿐이다.


민심을 읽고 그들의 지지를 얻어야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와 달리 되물림되는 세습으로 권좌에 오른 김정은에게 ‘민심’이란 있을 수 없다. 자신과 체제에 충성을 다하는 ‘민심’밖에 없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때문에 머릿속에는 ‘민심’이란 단어는 없다. 아버지 김정일처럼 말이다. 이같은 역사의 흐름에 역행이 가능한 것은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산물인 공포와 폭력수단, 우상화에 따른 우민화(愚民化) 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7일 급사한 김정일은 17년간 북한을 거대한 수용소로 만들었다. 특히 김정일은 ‘고난의 행군’ 시기라 불린 1990년대 중, 후반 200만 명의 주민들을 굶겨 죽였다.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이라는 오명도 남겼다. 오로지 살길을 찾아 중국으로 탈출한 탈북자들을 잡아다 감옥과 노동단련대로 보냈다. 온통 북한 땅을 총칼로 다스렸다.


김정은도 김일성 부자의 통치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어리고 경력도 일천한 그에게는 김일성의 ‘혁명전통’도 김정일과 같은 ‘선군’을 앞세운 강력한 지지기반과 리더십도 없다. 때문에 그는 ‘김일성 민족-김정일 조선’을 외치면서 ‘유훈 관철’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그가 아버지의 업적임을 내세워 지난달 13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로켓은 2분 후 공중 폭발했다. 북한주민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비용(8억 5천만 달러 추정)이 한순간에 흔적 없이 사라진 것이다.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 축포와 자신의 체제를 과시하기 위해 이러한 엄청난 돈을 소비하는 독재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로켓 발사가 실패로 끝나자 김정은은 선군과 공포정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잦은 군부대 시찰, 탈북자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노동신문 등 각종 선전수단을 통해 대남 위협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외부의 적을 만들어 민심의 동요를 막겠다는 속셈이다. 게다가 핵실험도 강행할 태세다. 그러나 이 같은 극단적인 방식은 그를 더욱 궁지로 내몰 것이다. 


현재 북한 당국이 해결해야 할 첫번째 과제는 인민경제 회생이다. 그러나 김정은의 행보는 민심과 너무 동떨어졌다. 국민을 챙기지 못하는 지도자의 생명은 길지 못하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통해 입증됐다. 김부자가 철저한 통제와 억압으로 자신들의 독재체제를 연명해왔지만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김정은이 할아버지, 아버지와 같은 행보를 이어 간다면 북한 주민들에게 철퇴를 맞을 날은 더 빨리 올 것이다.


김정은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개혁개방’ 뿐이다. 이는 김정은과 주민 모두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개혁개방하게 되면 ‘이밥에 고깃국’이라는 김일성 유훈을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개혁개방은 주민들의 불신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 특히 할아버지, 아버지의 원죄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늦지 않았다. 국제사회가 젊은 그에게 ‘기회의 창’을 계속 언급하는 것도 일말의 기대감에서다. 김정은은 주민의 심판을 받기 전에 개혁개방하는 결단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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