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간부 장악 위해 黨·軍 분열시킬 것”

김정일의 사망으로 김정은 통치시대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김정은은 20일 당(黨)·정(政)·군(軍)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는 것으로 단독 공개활동을 시작했다.


김정은의 통치 능력은 당장 애도기간이 끝나는 이달 말을 시작으로 내년 1월 1일 신년공동사설, 2·16(김정일 생일), 4·15(김일성 생일) 등 북한이 중시하는 국가명절 행사를 통해 내외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미완의 후계단계에서 시작된 만큼 불안요인이 클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김정일의 부재가 곧바로 김정은 체제의 위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37년 간 구축해 놓은 독재 시스템을 활용해 간부들을 통제하고 권력기구를 장악함으로써 빠른 시간 내 권력이양을 마치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지난해 당대표자회를 통해 후계자로 공식 등극한 김정은은 김정일 생전 당, 군, 공안기관 등의 핵심 간부들로부터 충성서약을 확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건강 악화를 계속 우려해 온 만큼 후계체제 구축에 속도전을 벌였을 가능성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김정은이 북한 권력의 두 축인 당과 군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치적 경험이 미천한 20대 김정은을 바라보는 권력 엘리트들의 의구심은 김정은이 지도력을 발휘해 정국을 안정시킬 때야 비로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김정은이 의사결정이나 통치 행위 과정에서 주춤하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을 연출할 경우 간부층의 불안요인이 커져 권력층 분열 등 내부 와해를 일으키게 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김정은이 이같은 권력 엘리트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당과 군의 권력기관을 장악하기 위해 권력 견제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김정은은 당·군의 권력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충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이들 기관들이 서로 분열하도록 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성, 총참모부, 총정치국 등이 단합하게 되면 저항할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 이들이 서로 견제하도록 하는 매커니즘을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김정은의 권력은 당 중앙군사위, 국방위원회 중심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권력 재편이 얼마나 빨리 이뤄질 것인지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김정일의 경우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에 국방위원장, 유훈통치를 마친 1997년에 ‘당 총비서’직에 올랐다. 하지만 통치의 정당성을 빠르게 세워야 하는 김정은의 경우 총비서, 최고사령관, 국방위원장 등의 직책을 단기간에 받으려 할 것으로도 보인다.


우선 군 직책을 이용해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장에 추대되고, 10월 당창건기념일을 전후해 필요한 절차를 거쳐 총비서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연구위원은 또한 “현재 북한 체제는 이데올로기가 없는 상황으로 보상의 체제로 볼 수 있다”며 “당·군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김정은에게도 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버지 김정일처럼 ‘돈’이나 ‘선물 정치’를 통해 충성심을 이끌어낼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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