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체육관에서 열렸던 제1차 전국 노동당 초급당위원장 대회에서 김정은이 “초급 당을 강화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결론을 발표했습니다. 행정 관료화를 없애는 것을 주 타격 방향으로 삼아 일대 사상공세를 벌일 것을 지시하면서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를 근원적으로 없애기 위한 전당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했습니다.
“인민들 속에 들어가 그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모든 문제를 대중의 힘과 지혜에 의거해 풀어나가는 것” “인민들에게 지시하고 호령할 것이 아니라 인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대중의 통제를 받는 것을 체질화해야 한다” 이렇게 행정 관료화를 극복하는 방법까지 그럴듯하게 제시했습니다.
물론 당 간부들의 세도나 관료주의, 부정부패가 도를 넘은 것은 분명하지만 김정은과는 대비할 것이 못 됩니다. 젊은 나이의 김정은이 권력을 가졌다고 아버지뻘 되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고분고분하지 않다고 총살했습니다. 당 간부들이 부리는 세도나 관료주의는 김정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란 얘기입니다.
부정부패는 또 어떻습니까. 김정은 일가의 부정부패는 이미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나라 전체를, 심지어는 인민들의 노동력과 재산까지도 자기 소유물인 것처럼 마음대로 손을 대는 김정은이 누구더러 부정부패를 하지 말라고 한단 말입니까.
현재 북한의 구조는 높은 간부들부터 내리내리 뇌물을 받지 않으면 살아가지 못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오죽하면 백성들이 “고이는 인생”이라고 한탄하겠습니까. 당 일군은 당당하게, 보위원은 보이지 않게, 안전원은 안전하게 해 먹는다는 말은 이미 오래됐습니다. 간부들이 이렇게 부패해진 것은 그들도 역시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패 구조를 바꿔야지, 세도요, 관료주의요, 부정부패 청산이요 하는 말잔치만 늘어놓아야 되겠습니까?
간부들의 세도와 부정부패, 관료주의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오늘날 간부들이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전락한 것은 3대에 걸친 김씨 일가의 세습통치 때문입니다. 간부들이 인민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수령에게만 아부아첨해야 살아갈 수 있는 현재의 권력구조가 계속되는 한, 간부들의 세도와 부정부패, 관료주의를 근원적으로 없애기 어렵습니다. 결국 모든 권력자들이 인민들의 감시와 견제를 받는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정착돼야 북한 간부들의 고질적인 문제를 뿌리 뽑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