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각 道 2개 도시 라선式 개방계획 세워라”

북한 김정은이 최근 전국 9개 도(道) 경제일꾼들에게 도 내 2개의 도시를 후보지로 선정해 라선 특구와 유사한 개방 계획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제일꾼들은 2개 도시 선정과 관련된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 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가능하도록 법·제도 정비 및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이 이번에 추진 중인 각 도 2개 도시 개방은 개성공단과 유사하다. 외국 기업이 자본과 기술을 제공해 북한 지역에 공장이 건설되면 북한 주민들이 노동자로 참여한다. 여기서 외국 기업은 기업 경영과 생산관리를 담당하고 주민들에 대한 노무 관리는 북한 간부들이 진행한다.


특히 투자 유치 기업에서 발생하는 이윤은 기본적으로 50대 50으로 나누지만 외국 기업과 북한 간 계약에 따라 외국 기업이 노동자 임금을 비롯해 토지 사용료 등만 지불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다만 개성공단은 북한 당국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지만 이번 개방은 각 외국 투자 기업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고 한다.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각 도에 외국기업 유치가 가능한 2개의 지점(시, 군)을 선정해 자유경제무역지대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올릴 것에 대한 포치(지시)가 내려왔다”면서 “최근 원수님(김정은)이 중앙 및 각 도 경제 일꾼들을 모아놓고 각 도 2개의 지점을 라진·선봉 특구와 같이 꾸릴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에 추진하는 것은 외국 기업의 투자유치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 기업이 개방된 각 도시에 투자를 해서 이윤을 (북한과) 나눠 갖는 형식이 될 것”이라면서 “외국 기업이 돈과 기술을 대 공장이 세워지면 이쪽(북한)에서는 노동자를 제공하게 된다. (당국은) 외국인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막기 위해 노동자들의 모든 생산 활동을 철저히 통제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인력 관리는 (북한) 관리인이 하고 공장에서 생산되는 상품을 해외에 수출을 하기도 하고 내부 판매도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도당위원회 경제 간부들과 인민위원회 경제 일꾼들이 관련 법 제정 및 정비를 하고 있고 개방 지점 선정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번 개방은 우리(북한)쪽 아닌 외국 투자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공장들이 망해도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면서 “투자 책임을 제외하고 외국인 기업 운영은 개성공단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개방 시점에 대해 소식통은 “아직 언제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날짜가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도 “간부들 사이에서는 이런 원수님 말을 ‘개방한다는 거 아니냐’면서 내부적으로 기대하는 기류가 있다. 도 경제담당 간부들은 벌써부터 어느 지역을 할 것인가에 대해 매일 논의하느라 바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들도 ‘시장이 더욱 열리는 것 아니냐’면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억압된 경제체제에 불만을 표시하며 떠나고자 했던 중국 화교(華僑)들도 ‘좀 더 남아서 장사를 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강도 혜산 소식통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소식통은 “개방 지역을 선정한다는 소문이 돌아 이 지역은 장사를 마음껏 할 수 있어 시장 물건도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특히 “원수님이 ‘국경 지방은 더욱 무역지대 건설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괴뢰패당으로 들어간 주민들(탈북자)이 후회하도록 꾸리라’는 지침이 내려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간부들, 개방 도시 선정 위해 ‘밥그릇’ 싸움 벌여”


그러면서 그는 “일부 도에서는 시나 군 고위간부들이 직접 나서 이번 기회에 반드시 개방구역으로 선정돼야 한다며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서 “함북 무산군 같은 경우에는 회령시와 경쟁이 붙었는데 무산군은 회령이 어머니(김정일의 어머니 김정숙) 고향이니 개방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보위사령부 및 보위부에 전화통화 및 통신에 관한 통제 강화에 대한 실무적인 것들을 준비하라는 지침도 내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이는 개방이 되면 통신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해 체제가 이완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특구 선정은 핸드폰 등 통신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있다는 김정은 정권의 자신감과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주민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아래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 경제 개선’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 김정은이 내부 경제 활성화만으로는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할 것을 깨닫고 외자유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과거 라선 특구의 실패 사례와 같이 북한이 관련 법을 제정해 놓고서도 실제 투자 유치나 사업에 있어서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일 경우에 이번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소식통의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번 특구 확대 검토는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불신과 외부 제재 강화에 직면한 김정은 정권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고위 탈북자는 “주민들에게 항상 ‘경제 강국 건설’을 선전하고 있지만 갈수록 엉망이 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중국과 무역 거래 활성화를 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자 상호 간에 신뢰를 쌓아가자는 측면에서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일괄적으로 무역지대를 개방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먼저 시범 구역을 설정해 투자 유치에 나서다가 잘 되지 않으면 ‘원수님은 경제 개방에 나서려 했지만 경제 일꾼들의 무능함으로 실패했다’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2000년대 들어와 1990년대의 ‘모기장식 개방’ 정책에서 벗어나 보다 확대된 대외개방정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2002년 7·1 조치를 시행할 당시 신의주와 개성·금강산지역을 새로운 경제특구로 설정하고, 특히 개성·금강산지역은 남한자본 전용 경제특구로 개발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또한 북한은 2010년 1월에 나선시의 특별시 격상, 나선 경제특구법 개정, 국가경제개발총국 설립, 2010년 7월에 합영투자위원회 설립, 2010년 12월 중국과 나진, 황금평 공동개발 MOU 체결, 2011년 6월 나진, 황금평 공동개발 착공식, 2011년 12월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법 등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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