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黨 위상 복구해 리더십 결핍 메울듯

북한이 4월 중순 4차 당대표자회를 소집했다. 2010년 김정은 후계자 추대를 위한 3차 대회 소집 이후 1년 7개월만이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은 20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굳게 뭉쳐 주체 위업, 선군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기 위하여”라고 소집 이유를 밝혔다. 


북한이 2010년 당규약 개정을 통해 당총비서 추대를 당대회에서 진행하도록 했다. 당대표자회는 총비서 추대 권한이 명문화 돼있지 않다. 그러나 당대표자회가 최고지도기관을 선거할 권한이 있고, 당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주요 결정을 대신한다. 또한 지난 3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이 총비서로 재추대된 관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김정은이 총비서에 추대될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     


또한 조기에 당대표자회를 개최한 배경에는 김정은의 부족한 개인 리더십을 당 조직을 통해 보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이후 축적된 개인 리더십을 통해 큰 혼란 없이 사망 정국을 돌파했다. 총비서 직책도 3년상 이후에 승계하는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아직 김정은에게 이러한 리더쉽을 기대하기 어렵다. 


김일성 사후 김정일은 선군(先軍)노선을 내세워 당의 지위를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일성 때 당의 명령·결정과 방침을 앞세우고 당 생활총화와 유일사상 10대원칙 집행 투쟁 등을 통해 주민 통제를 지탱했지만 김정일 시대에 들어서는 선군이 강조되고 식량난, 미공급 사태를 거치며 그 권위가 크게 약화됐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당원이 되는 것보다 돈 버는 장사꾼이 되는 것을 선호하게 됐다. 북한 여성들은 당원증 가진 남자 보다 돈 많은 남자를 배우자로 우선한다. 노동당원들도 ‘당원의 값이 떨어졌으니 당이 제구실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할 정도다.


故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군대는 총으로 억누를 수 있지만 주민을 설득하거나 조직하지는 못한다. 주민들에게 후계자를 내세우기 위해서는 결국 당이 나설 수 밖에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은 개인 우상화 사업에 당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북한은 올해 1월 1일 신년공동사설에서 “우리 당 사업에서 주선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사업은 오늘도 앞으로도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튼튼히 세우는 것”이라며 “우리는 전(全) 당을 영도자의 뜻을 무조건 따르려는 하나의 의지가 관통된 순결한 조직사상적 전일체로 강화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 조직을 정상화시켜 김정은의 리더십을 확보하려는 당국의 의지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이번 당대표자회를 통해서 당 중앙위 비서국 상설체계인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의 위상이 재고될 가능성이 있다. 1인 관리체제에서는 회의나 위원회보다 직할 전문부서 체계가 효율적일수밖에 없다. 현재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군을 담당하는 김경옥이 유일하다. 후임 인선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주민생활에서는 각 기관 기업소 당조직들이 담당했던 당 생활총화와 문헌학습, 덕성학습, 군중로선학습 등 다양한 방식의 학습이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80년대 김정일 우상화를 위해 덕성실기(德性實記) ‘주체시대를 빛내시며’를 발간해 주민들에게 김정일의 충(忠)·효(孝) 등 덕성을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기 때문에 이같은 작업이 다시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탈북자는 “김정일이 공식 후계자로 등장했던 80년대부터 직장에서 소책자 ‘주체시대를 빛내시며’를 가지고 현장에서의 독보와 실효모임을 진행했다”며 “집안 어른들의 생일은 몰라도 김일성, 김정일의 역사에 대해서는 내용은 물론 연도와 날짜까지 정확히 알아야 ‘충성심’이 높은 사람으로 평가했다”고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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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