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高速승계 자신감 표현? 아님 불안해서?

김정은이 조문정국에서도 김정일이 사용하는 ‘1호 호칭’을 즉시 이어 받고 최고사령관과 당중앙위 수반에 오를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등 1인자 권위 세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발빠른 승계 행보는 김정일의 공백 메꾸기 작업의 일환으로 준비된 각본에 따라 압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의 권력 장악 의지와 자신감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정일 사후 북한 권력층의 불안감이 권력승계 고속(高速)현상으로 표현되는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일은 김일성 생전인 1990년 5월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올랐고, 1991년에는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됐다. 공식 후계 승계 후 17년만이다. 1992년에는 원수 계급장을 달았다. 또 김일성 사망 1년 전에 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김일성 사망 후 자신이 내세운 ‘선군정치’를 전면에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마친 상태였다. 김일성 사망 후에는 3년상을 마치고 나서야 1997년 당 총비서직에 올랐다. 


그러나 김정은은 후계자로 공식화 된 지 1년만에 김정일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대장 계급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은 ‘포스트 김정일이자 수령’으로서 충분한 공개 직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정은이 조만간 갖게 될 최고사령관직은 일선 부대에 대한 실질적인 군통제 지휘권을 갖는다. 김정은이 가장 먼저 최고사령관직을 계승하는 의미는 김정일 사망이라는 급변한 상황에서 군대에 대한 통제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군복을 착용한 것도 군 중심의 통치를 강화시키겠다는 김정은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낳고 있다. 


이와 관련 김정은이 내년 4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최고군사지도지관인 국방위 위원장에 취임할 가능성도 있다. 국방위원장을 김정일의 상징적 지위로 남겨둔다면 제1부위원장에 오르거나 당중앙군사위원장에 오를 수 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27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고사령관 직위 등 김정은 띄우기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것은 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고, 핵심 엘리트의 결속을 유지하면서 이를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대북전문가도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는 이미 준비된 행보지만, 김정일 사망이라는 돌발변수로 그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부가 불안정한 상태라고 예상해 볼 수도 있지만, 당장은 군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안팎으로 과시할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최고사령관직은 김정은이 자연스럽게 국방위원장직에 가기 위해 필요한 직위를 갖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 4월 초에 열리는 제12기 최고인민회의 5차 회의를 통해 김정은이 국방위원장에 오르고 제1부위원장과 결손된 자리를 채우는 등 대대적인 국방위 체제 정비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조문정국 속에서도 김정은 체제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것은 그만큼 권력 통제에 대한 김정은의 강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김정은 후계자 등장 이후 올해는 북한의 대외무역이 크게 늘어났고, 중국, 러시아로부터 인도지원도 이끌어 내는 등 상황이 예년보다 좋아졌다. 따라서 김정은이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속도를 내려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 러시아, 미국 등으로부터 사실상 새로운 지도체제를 인정을 받았고, 중국 등의 전략적 지원도 이끌어 낼 수 있어 위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북한이 외부의 위협이나 주민 동요 가능성을 걱정한다고 있다는 판단을 할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북한 매체에서도 김정은 띄우기의 수위를 연일 계속해 높여가고 있다. 사망 보도 다음날부터 김정은을 ‘계승자, 탁월한 영도자’라 칭하는 등 우상화에 주력하고 있다. 충성맹세 시작의 신호도 알렸다. 청년동맹 조정철 부장은 23일 “동맹 내에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체제를 철저히 세워 전(前) 세대들이 물려준 혁명의 계주봉을 굳건히 이어나가겠다”고 주장했다.


24일에는 정론을 통해 “김정은 동지. 그이를 우리의 최고사령관으로, 우리의 장군으로 높이 부르며 선군혁명위웝을 끝까지 완성할 것”이라고 했고, 26일에는 김정은을 당중앙위원회의 수반으로 표현, 사실상 당을 장악한 상태라는 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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