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장기적인 체제안정을 위해 중국을 비롯한 미국 및 한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14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리더십 등장과 한반도’ 국제학술회의에서 “김정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상황”이라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결국 중국, 미국 및 한국에 접근하기 위한 노력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황 교수는 “김정은은 장기적 체제 안정을 위해 김정일이 만들어 놓은 기존 제도에 안착을 넘어, 새로운 업적을 만들어 나가는 단계로 옮겨가야 할 것”이라면서 “장성택의 올 8월 방중은 이런 노력의 첫걸음이다. 한국과 미국의 대선이 끝나면 서서히 새로운 움직임을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김정은 체제의 대외정책은 ‘전략적 기다림’의 상황”이라며 “당분간 북한은 김정은 시대 국가전략에 대한 내부논의를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중러 등 주요 국가 리더십의 변화와 이에 따른 대북정책의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 정부에게 북한문제의 국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북한의 핵 문제 등 김정은이 시도할 수 있는 국가전략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의 차기 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의 득실과 이명박 정부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의 장단점을 모두 경험한 상황”이라면서 “어떤 정치세력이 집권하든 기존의 두 정책 사이에서 대북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끝으로 그는 “어떤 정책이든 연속성이 유지될 때에만 그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면서 “차기 행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부정하기보다는 ‘원칙’의 연장선상에서 ‘포용’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