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韓美군사훈련 실시되면 잠 설친다는데…

북한이 한미 등에 ‘말폭탄’ 위협을 쏟아내는 주요 이유 중에는 김정은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핵항공모함·B-2·B-52 등 미국의 3대 핵우산 전력이 참여하는 한미군사훈련 실시 등이 있다. 북한 대외 매체들이 최근 남한 등에 평화공세를 펴면서도 유독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발끈하고 있는 이유도 B-52 전략폭격기 등이 참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우리민족끼리는 14일 ”핵위협’을 입에 올릴 체면이 있는가’라는 글을 통해 “지난해에만도 미국이 핵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등 ‘3대핵타격수단’들을 남조선에 끌어들여 북침핵전쟁연습을 벌려놓음으로써 조선반도에는 언제 핵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정세가 조성됐다”면서 “조선반도에서 핵문제를 산생시킨 장본인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북한에 억류중인 케네스 배씨의 석방을 검토 중이었던 북한이 미국의 B-52 폭격기 한반도 출격에 발끈, 배 씨의 석방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미국 ABC 뉴스에 의하면 최근 방북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출격에 화가 치민 북한 당국이 배씨의 노동교화소 재수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북한이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방북을 취소한 것도 B-52 폭격기 투입 때문이란 관측도 나왔다.


또한 북한은 지난 6일 정책국 대변인을 내세워 B-52 폭격기가 서해 상공에서 군사훈련 한 것을 거론, “지난 시기 전쟁으로 인해 생겨난 흩어진 가족친척 상봉행사를 위험천만한 핵전쟁 연습 마당에서 치른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이산상봉 행사를 재고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B-52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은 과거 미국의 전략 폭격기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3대 핵폭격 전력인 핵항공모함·B-2·B-52 등은 핵무기 등 가공할 만한 무기를 탑재하고 북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군 출신 탈북자들이나 전문가들에 의하면 북한은 6·25전쟁 당시 전략폭격기의 융단폭격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이보다 한층 전력이 강화된 B-52나 스텔스 기능이 있는 B-2(스프릿·Spirits)는 김정은과 북한 군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미군의 군사전력이다.


북한 포병 출신 최종성씨는 16일 데일리NK에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당시 북한이나 중공군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이 전략폭격기였다. 전략 폭격기가 출동하면 그 지역은 쑥대밭이 되고 아무런 대응 공격도 못하고 그냥 대피해야만 했다”면서 “당시 폭격기 비행 소리가 들리기만 해도 공포에 떨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최 씨는 “전력폭격기가 뜨면 저승사자가 떴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면서 “현재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출격하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북한의 대공사격 수준으로 전략폭격기를 요격하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 씨는 언제라도 은밀히 북한에 침투해 지도부를 괴멸시킬 수 있는 B-2 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출현은 김정은에게 적지 않은 공포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B-2 스텔스 폭격기가 한반도에서 작전을 전개하자 심야에 급히 군 ‘전략로켓부대의 화력타격임무에 관한 작전회의’를 소집해 미사일 부대에 ‘사격 대기’를 지시한 바 있다.


최 씨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폭격기는 김정은뿐 아니라 북한 군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라면서 “과거 김정일이 한미군사훈련 기간에 지하 벙커에서 숙식을 한 적이 있는데, 이는 쥐도 새도 모르게 미국의 폭격기가 평양을 공격할지 모르는 공포감 때문이었다. 김정은도 아버지만큼 공포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의 촘촘한 방공망 위에서 공격을 감행하는 전폭기는 북한에 두려움의 대상이다”면서 “북한이 B-52폭격기, B-2스텔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일종의 ‘대외 협박’을 통해 군사위협을 줄이면서 한미동맹의 균열을 꾀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B-52는 최대 항속거리 2만km에 실용상승 한도 5만 5000피트(약 16km)로 무게는 약 83t에 달하는 대형 군용 항공기다. 작전에 투입되면 최대 31t의 폭탄을 동시에 투하할 수 있다. 미국은 1980년대 은밀히 잠입해야 하는 전폭기의 특성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스텔스 기능이 포함된 기체를 개발하기 시작, 1993년 B-2를 실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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