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후계자 김정은이 국가안전보위부장에 오른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국가안전보위부장은 우리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부 당국자는 지난 12일 “우리 측 시긴트(SIGINT·신호 정보)에 김정은을 ‘김 부장’이라고 부르는 게 잡혔다”며 “김정은이 보위부장으로 북한 공안기관부터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위부는 반체제 사범 색출과 주민 감시가 주요 임무다. 최근에는 주로 탈북자 가족의 동향을 감시하고, 외부와 통화하는 주민들을 색출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안전보위부장은 1987년 이진수 전 부장이 사망한 이후 사실상 김정일이 직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위부원 출신 한 탈북자는 데일리NK에 “당시 보위부장은 공석이었지만 내적으론 김정일을 부장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1972년 노동당 조직비서·조직지도부장·선전비서·선전선동부장을 맡아 당 조직을 장악한 뒤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됐다. 반면 김정은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이어 보위부장으로 군과 공안기관을 먼저 장악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7일 행정국장이던 이명수 대장을 인민보안부장(우리의 경찰청장)에 임명했다. 이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측근인 이명수를 통해 김정은 후계 구도를 뒷받침하고, 장성택으로의 권력편중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때문에 김정은이 직접 국가안전보위부를 장악한 것도 장성택 행정부장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3대 세습체제에 대한 위협요소를 김정은이 직접 감시·제거해 나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북한 파워 엘리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시로 감시하고 있어 김정일 유고시에도 북한 엘리트들이 단기간에 집단으로 반기를 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앞서 북한은 작년 9월 당대표자회에서 우동측 보위부 제1부부장과 김창섭 보위부 정치국장을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했다. 북한 역사상 보위부 정치국장이 후보위원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위부 위상이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정은은 작년 10월에만 두 차례 보위부를 직접 방문하며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