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著 ‘사회주의는 과학이다2’ 나올 차례다

며칠 전 하나원(탈북자 적응기관)에서 막 퇴소한 북한 지방당 간부 출신 인사를 만날 일이 있었다. 이 노간부에게 최근 이집트, 리비아 사태를 소개하자 대뜸  “리비아는 잘 사는 나라인데 그런 곳에서도 봉기가 일어나는가”라고 의아해했다. 


이 노간부는 자신이 30년 이상 노동당에 몸 담아 왔지만 “이제 북한에는 아무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에게 기가 꺾여서 중동국가들처럼 봉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번 불이 당겨지면 아무도 말리기 힘들 것이다. 나는 탈북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조선 사람들이 악에 바치면 무서운 일이 일어 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노간부는 한국에 온 소감을 묻자 “남한은 저녁에도 불(전기)이 들어오고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필자는 북한에서 군(郡)당위원회에서 일했다. 나름대로 살 만큼 살았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한 사건에 연루돼 혈혈단신으로 이곳까지 왔다. 이런 나에게 최근 중동사태는 적지 않은 감흥을 준다. 북한이 어렵겠지만 민주화 될 날이 언젠가는 올 수 있을 꺼라는 믿음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리비아 사태를 보는 북한 간부들은 착잡한 마음일 것이다. 겉으로는 김정일에게 충성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속은 복잡할 것이다. 마음이 통하는 간부들끼리는 이미 리비아 사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다. 간부강연이나 참고신문을 통해 교양이 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도 고난의 행군에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고 그 이후에도 죽음의 문턱을 많이 넘어 왔기에 이제는 가정이나 가까운 친구들끼리 북한 당국을 비난하고 있을 것이다.


김정일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우선 각종 유언비어를 단속한다는 명목으로 아랍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금지하고 소문이 퍼지지 못하도록 차단할 것이다. 또한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과 김정일, 김정은의 위대한 인간성에 대해 교양사업을 실시할 것이 분명하다.


1991년 구소련이 붕괴 되었을 때 김정일은 <사회주의는 과학이다>라는 책을 내놓고 붉은기를 지키면 살고 지키지 못하면 죽는다고 강조했다. 온 나라 간부들에게 이 논문을 학습하게 하고 아래 단위에서는 그 책을 가지고 문답식 경연대회까지 조직했다. 우수한 사람에게는 중앙 표창도 수여했다.


머지 않아 김정은 이름으로 된 사상서적이 준비되거나 출판될 것이다. 구소련 붕괴시기처럼 1타 2피(일석이조)로 김정일 위대성과 함께 국민들의 동요를 막아선 것처럼 그러한 과정이 유사하게 진행될 것이다.


구소련 붕괴 당시 김정일은 자기는 인민군대만 믿는다며 낮이고 밤이고 가리지 않고 군부대를 찾았다. 그런 김정일을 두고 친한 간부들끼리는 “우리 장군님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하시느라 바쁘시갔구나”라며 은근히 비웃기도 했다. 


이제는 김정은이 그 일을 따라할 차례다. 김정일이나 김정은은 군대만 장악하면 인민들이 그 어떤 데모나 폭동을 일으켜도 얼마든지 진압할 수 있고 자기들의 부귀영화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군대도 인민들의 아들이고 딸이다. 그들도 태반이 허약(영양부족 또는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김정일, 김정은이 가장 믿고 의지할 군대도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군대가 영원히 김정일 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만약 주민들이나 군이 소요가 일어나면 김정일은 리비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잔인하게 탄압할 것이다. 그러나 한 번 일어난 인민은 또 다시 일어나게 되는 법이다. 결국 그 어떤 무기로도 막을 수 없다. 다만, 그 가운데 치러질 인민의 희생이 안타까울 뿐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