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愛民지도자’ 맞나?…붕괴현장 보름째 안찾아

북한 평양 평천구역 안산 1동 23층 아파트가 붕괴된 지 보름이 지났지만, 김정은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는 선전매체 보도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북한 당국이 김정은을 ‘애민(愛民) 지도자’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김정은은 사고 발생 사흘 만인 16일에는 축구를 관람했으며, 19일에는 모란봉악단 축하공연을 관람했다. 또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주택) 건설현장을 방문해 밀짚모자를 쓰고 파안대소하는 모습을 드러냈으며, 최근에는 연이어 평안북도 내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했다.


북한 당국은 사고 발생 닷새 만인 지난 18일 이례적으로 고층 아파트 붕괴 사실을 전했고, 이례적으로 고위간부들이 현장을 찾아 유가족들과 평천구역 주민들에게 허리 숙여 사과했다. 또한 김정은이 아파트 붕괴 사고를 보고받고 “가슴이 아프시어 밤을 지새웠다”며 ‘인민사랑’을 선전했다.


하지만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김정은의 행보뿐만 아니라 사고에 대처하고 수습하는 과정은 북한 당국이 선전하고 있는 ‘애민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북한 당국은 사고 발생 즉시 국가적인 비상대책기구를 발동하여 생존자 구출,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사고현장을 정리하기 위한 ‘긴장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나흘 만인 17일 구조전투가 ‘결속(마무리)’됐다고 밝힘으로써 오히려 사고 수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음을 자인한 셈이다.


또한 사고현장에서 먼저 빠져나온 주민들의 구조 요청에도 사고 지역에 구조 장비를 곧바로 투입하지 않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웠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전한 바 있다.


평양 아파트 붕괴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는 북한은 연일 우리의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부실대응을 지적하며 반(反)정부 투쟁을 선동하며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28일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를 게재, “세월호가 침몰된 지 34일만인 지난 19일 박근혜는 청와대에서 그 무슨 ‘대국민담화’라는 것을 발표하는 놀음을 빌려 놓고 고통이니, 사과니 하면서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고 안전처라는 것을 새로 내오겠다며 떠들었다”고 비난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아예 ‘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박근혜퇴진!!!’이라는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연일 강도높게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한 고위 탈북자는 김정은의 행보와 관련, “김정은이 사고현장을 찾는 것은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완공 이후에나 방문해 치적사업으로 삼으려 할 것”이라며 “북한이 김정은의 인민애를 선전하고 있지만, 사고수습이나 이후 대응이 미흡해 주민들의 민심 이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동렬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데일리NK에 “평양 아파트 붕괴는 북한의 수령절대체제 특성상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라며 “김정은 체제에 위협이 되거나 권력에 문제가 발생하면 심각하게 반응하지만 몇백 명 죽었다고 (김정은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이어 “평양 아파트 붕괴에 대해 북한 선전매체가 보도하고 고위간부가 사과한 것은 우리 기준으로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북한 기준으로 보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북한에는 대형사고 수습의 의미가 없고 덮어버리면 끝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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