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식통은 “현재 ‘정치가 말이 아닌 것은 김정은 때문이다’ ‘나이 어린 김정은이 아버지보다 더하다’는 소문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 소문을 장성택, 김경희 부부가 퍼트리고 있다는 말이 함께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그 전에(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화하기 이전) 장성택, 김경희 부부에 대한 가지치기를 제대로 했어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정보가 주로 입소문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러한 소문은 민심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김정은에 대한 비난 소문이 장성택, 김경희 부부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퍼지는 것은 장성택이 평소 권력을 탐내는 야심가라는 평가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또한 이러한 소문은 장성택, 김경희 부부가 김부자의 현지지도를 가장 많이 수행하는 것으로 북한 내부 매체에 소개되는 등 김정은의 일거수 일투족을 파악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난과 국제고립 지속, 접경지역 통제강화 등으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김정일이나 김정은에 대한 비난도 아는 사람들끼리는 거리낌 없이 한다는 것이 내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당대표자회 이후 김정은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유언비어 단속이라는 명목으로 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특히 “군과 당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장성택이 평양시 10만호 건설 사업 등을 나라의 굵직한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고, 외화벌이까지 관장한 데다 김경희·김정은과 함께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성택의 위세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김정은이 장성택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장성택 부하(장성택 줄)에 대해 김정은이 직접 치고 있다는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평양에서는 김정은이 이복형인 김정남을 제거하려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김정남이 해외에서 세습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죽이려고 했으나 김정일이 막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남은 지난 1월 도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대 세습과 관련, “사회주의에 어울리지 않고, 아버지(김정일)도 반대였다”고 말했다.
유력 후계자로 지목되기도 했던 김정철에 대해 소식통은 “김정철에 대해선 그 누구도 관심이 없고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해외에 나갔다 들어왔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정철은 김정일의 생일(2월16일) 직전 싱가포르를 방문, 10여일을 머물면서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관람하고 호화쇼핑을 한 것으로 언론 등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