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후대사랑’은 선전구호에 불과해”

북한 5세 이하 어린이 중 36%가 급성영양실조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다는 덴마크 구호단체의 조사결과가 나온 가운데 북한 매체가 평안남도 검찰소(지방검찰청) 일꾼들이 애육원(고아원) 아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후대사랑의 숭고한 뜻 받들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평안남도 검찰소 일군들이 우리 당 후대사랑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 평성 애육원과 평안남도 육아원의 원아들을 위해 뜨거운 진정을 바쳐 사람들을 감동 시키고 있다”고 선전했다.


이어 “지난해 봄 애육원을 찾아 원아들의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풀어준데 이어 가을에는 애육원과 도육아원에 나가 겨울나기 준비를 알아보고 많은 량의 땔감을 보장해준 사실 등 이곳 일군들이 원아들을 위해 바친 지성을 다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다”고 소개했다.


북한 매체의 고아원 봉사활동 미담 선전은 김정은이 최근 내세운 ‘인민애’를 하부 간부들도 적극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미담에도 불구하고 북한 대다수 고아원은 시설과 급식에서 극히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덴마크의 구호단체가 황해남도 해주의 고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세 이하 어린이 중 10%가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고, 36%가 급성영양실조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특히 해주 고아원 어린이 중 약 92%가 만성적인 영양실조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단체는 전했다.


남포직할시에 소재한 애육원에 조카를 맡겼던 경험이 있는 탈북자 고영철(39)씨는 “땔감, 약값 등을 보내주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돌봐 주지만 아무 연고도 없는 고아들은 냉대와 무관심 속에서 생활한다”면서 “애육원에선 그나마 몇 숟가락 안 되는 밥이라도 굶지 않고 먹는다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육원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원들도 배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생계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모두 돌보지 않고 친인척이 돈 등을 보내준 아이들만 돌본다”면서 “북한이 선전하는 ‘김정은의 후대사랑’은 구호에 불과할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