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악단정치’, 北주민들에게 어떤 효과 주나?

노동 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 보기입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합니다.

북한 당 창건 70돌 기념 1만 명 대공연인 ‘위대한 당, 찬란한 조선’이 11일 평양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14일자 노동신문 4면을 보면, 1만 명 공연에 대해 “백전백승의 불패의 당, 조선로동당 70성상의 영광에 찬 행로를 아름다운 대서사시적 화폭으로 펼쳐놓은 공연”이라며 “김정은 동지와 김일성 민족, 김정일 조선의 크나큰 영광을 한껏 노래하며 최절정을 이루었다”고 전했습니다.

19일 이 시간에는 다가오는 당 창건일이 지난 후에도 예술 공연을 통해 우상화를 강조하고 있는 북한<노동신문> 내용을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국장님 일단, 당 창건일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모란봉악단을 비롯해 청봉악단까지 예술 공연은 지속되고 있는 것 같거든요? 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걸까요?

지금 하고 있는 공연의 제목이 ‘노동당 1만 명 대공연’인데 이 준비는 아마 열병식 행진, 열병식을 준비하기 전부터 준비를 했어요. 북한에서 이런 공연이나 행사는 수익이 나오는 한 계속 진행해요. 이 공연은 1만 명이 참여하는 대공연이고 평양에 있는 거의 모든 예술 집단들을 다 동원시켜서 하기 때문에 들이는 공과 공연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당분간은 계속 공연을 계속 할 것입니다.

2. 11일 평양 ‘1만 명 대공연’을 보면 1,2부로 나뉘어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노래에는 ‘동지애의 노래’, ‘당의 기치 따라’, ‘김정일 동지께 드리는 노래’, ‘정일봉의 우레소리’, ‘조선의 행운’, ‘김정은 장군찬가’, ‘가리라 백두산으로’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것만 봐도 공연을 통해 ‘체제를 선전’하려는 것 아닙니까?

당연히 이 공연들은 철저한 체제선전, 또 체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공연입니다.

3. ‘1만 명 대공연’은 김정은에게 특별한 행사입니까?

북한에 5천명이 참가하는 대 음악무용 서사시가 있었어요. ‘조선은 빛난다’라든지 ‘영광 빛나라 조선’과 같은 서사시가 있었는데 공연에 참가하는 음악인이 1만 명이라는 것은 적은 것이 아니잖아요. 저는 이 기사내용을 보면서 김정은이 열병식 행사에만 돈을 쏟아 부은 게 아니라 1만 명이 공연하는 이 행사에도 그에 못지않은 돈을 들였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이 행사는 김정은에게도 큰 의미를 주는 거대행사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4. 일각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고 북한의 ‘악단정치’라고도 합니다. 김정은은 무엇을 노리고 이렇게 예술 공연에 치중하고 있는 겁니까?

북한에 ‘사상전’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문화예술을 통한 대중선동, 대중의 열의를 고조시킨다고 하는 것입니다. 북한당국은 악단정치, 예술정치를 통해서 주민들의 식량문제나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문제들을 음악을 통해서, 예술을 통해서 메우려고 하는 것이죠. 북한당국은 예술 악단의 공연을 본 주민들이 공연에서 나온 것들을 통해 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김정은만 있으면 조선은 백두산 대국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죠. 또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은 주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주민들이 공연을 보면서 국가에 대한 충성도, 김정은에 대한 충성도, 당에 대한 충성도를 최대로 높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예술정치, 악단정치는 김정일 시대 때부터 해 왔던 것인데 그 아들 김정은 역시도 이 정치에 아주 치중하고 있습니다.

5.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집권 이후 가장 주목받는 북한의 예술단입니다. 김정은의 아내인 리설주가 여기 가수출신인데요. ‘모란봉악단’은 어떤 공연을 진행하는 것 입니까?

모란봉악단은 현대식으로, 장비부터 시작해서 의상, 공연의 내용들이 그전에 있던 보천보 전자악단, 왕재산경음악단, 은하수관현악단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높은 수준의 악단입니다. 모란봉악단의 공연 장면과 의상을 보면 북한에서 지금까지 소화 못했던 옷들인 짧은치마라든가 이렇게 입고 나오는데 노출이 많습니다. 그리고 외국 노래, 세계명곡들도 여러 번 불렀어요. 또한 모란봉악단은 북한에서 현재 돌고 있는 유행가, 남한의 유행가도 제작해서 북한에서 팔더라고요. 김정은이 직접 관장하고 굉장히 수준 있는, 특화된 공연악단인 것 같습니다.

6. 주민들에게는 놀라운 집단 아닙니까? 구성원이 모두 여성이고, 의상과 안무까지 충격일 텐데요.

김정일 시대 때인 1980년 당시에도 왕재산경음악단이나 보천보 전자악단은 북한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주 파격적인 의상을 입었었어요. 그때도 짧은치마와 민소매의 공연 복장은 없었는데 보천보 전자악단이 그런 복장으로 공연을 했어요. 그래서 북한에 일부 보수적인 사람들은 저게 무슨 꼴이냐고 비판했었죠. 그런데 모란봉악단도 파격적인 의상과 안무로 북한 사람들이 감히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터트려 줌으로써 신선함을 느끼도록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또한 노출이 심하다고 해서 자본주의를 따라간다는 것은 아니고, 주민들도 이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혼란이나 혼돈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하는 것 같아요.

일부 전문가들은 모란봉악단이 나왔을 때 의상을 보고 김정은 시대로 들어와서 드디어 개혁개방을 하지 않나, 북한 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 전문가들도 있는데 그것보다는 그 전에 김정일도 그랬고, 김정은도 그렇고 전과 다른 색다른 시도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또한 파격적인 공연을 통해서 주민들의 시선도 끌고, 나름대로 악단정치를 성공시키는 효과를 보려고 하는 것이죠.

7. 북한이 두 악단에 대해 노동신문에서 선전하는 내용을 보면, 의도적으로 북한의 모습이 예전보다 개방적이고 자율화된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북한이 아무리 고립폐쇄 됐다고 해도 지금 1960년대의 복장을 가지고 공연을 할 수는 없어요. 1990년대는 외부와 똑같이 공연을 할 수는 없었지만 그와 유사하게 어느 정도의 차이를 두고 외부의 유행을 따라간 수준이었어요. 보천보 전자악단이 전자기타를 가지고 나와서 보컬흉내를 내기 시작한 것이 1980년대였는데 그 장면은 북한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거든요.

지금 모란봉악단도 이같이 세계적인 추세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 것 같고요. 모란봉악단의 파격적인 공연을 통해서 북한이 폐쇄된 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도 노리는 것입니다. 또한 주민들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특별한 의상, 디자인, 노래, 장비 등 공연의 수준을 높이는 전략을 짠 것 같습니다.

8. 김정은의 예술 공연을 통한 우상화 전략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김정은은 후계자로 등극해서부터 취임과 동시에 은하수관현악단을 해체시키고 모란봉악당을 조직해 활성화시켰습니다. 이처럼 정권 취임과 동시에 시작됐다고 보면 되는 것이죠.

9. 김정일이 ‘보천보 전자악단’, ‘왕재산경음악단’조직을 직접 지시했습니다. 김정은도 ‘모란봉악단’을 직접 지시해서 조직했는데요. 김정은, 김정일의 행보를 모방한 것 아닙니까?

그렇죠. 제가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아버지 김정일의 예술정치를 김정은이 못 봤을 리가 없어요. 김정은이 처음에는 체육에 치중하는 듯 했지만 주민들을 선동하는 부분에 있어 공연, 음악과 같은 예술분야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굳혀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아버지를 따라 악단 정치를 더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1만 명 공연, 이것은 북한에서 몇 번 없는 것이거든요. 그만큼 대단한 공연이고 엄청난 돈과 재원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10. 예술에 있어서 김일성 시대와 김정은 시대를 비교해보면, 어떤 점이 다르다고 볼 수 있을까요?

김정은 시대는 외부의 사람들이 봐도 손색없다고 할 정도로 개방적이며 딱딱하지 않고, 경쾌하고 무대의 모든 것들도 현대 조명에 맞는 굉장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공연의 내용이 북한의 혁명적이고 전투적인 것도 담지만, 외부의 외국 노래도 불러주고 유행가도 부르고 하는 모습을 보면 여러 가지를 아우르는 조화된 악단인 것 같아요.

11.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지난 7월 새롭게 미녀 조직인 ‘청봉악단’이 등장했습니다. ‘모란봉악단’과 미모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데요. 두 집단의 공연은 뚜렷하게 다른 모습입니다. 우선 옷차림이 눈에 띄게 다릅니다. 김정은이 다른 모습의 두 악단을 조직한 의도는 무엇일까요?

김정일은 보천보 전자악단을 조직하고 그 후에 왕재산경음악단을 조직했어요. 김정은도 모란봉악단이 인기를 끌면서 모란봉악단 말고 또 다른 새로운 악단인 ‘청봉악단’을 조직했죠. 이 두 개의 악단은 각각 나름의 역할이 있어요. 예를 들면 모란봉악단이 악단정치의 한쪽 부분을 맡으면 청봉악단도 또 다른 한쪽을 맡아주는 부분인 것입니다. 이 둘은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죠.

이번에 새로 등장한 청봉악단은 주로 합창부분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 러시아에 갔을 때 러시아 공연합창단과 같이 공연을 했어요. 이는 모란봉악단보다도 좀 더 대중적이거나 특화된 부분들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됩니다.

12. 우상화를 선전하는 이러한 예술 공연에 대해 실제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보통 이런 공연들은 평양사람들이 위주로 돼있어요. 그래서 평양사람들도 악단공연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습니다. 보천보 전자악단, 왕재산경음악단, 은하수관현악단 같은 예술단들의 공연들은 평양사람들을 확 사로잡을 때도 많았습니다.

평양에도 계급부류별로 공연을 받아들이는 성격이 다릅니다. 상위에 있는 사람들은 공연에 심취해 있을 것이고, 중간이나 그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보면서 굉장히 씁쓸했을 겁니다. 화려한 공연이지만 뒷모습을 보면 그들에게 고통을 준 공연인 것이잖아요. 주민들에게 가야할 혜택을 이 1만 명의 악단공연에 쏟아 부어서 체제 안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기 때문에 절대 다수의 평양시민들은 악단공연을 보면서 박수를 치는 게 아니라 울분에 차있고 굉장한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밖에 나오면 불만을 바로 표현한다고 해요. 평양공화국이 완전히 부익부 빈익빈 상태가 돼 가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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