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미동맹을 끊어 놓으려는 김정은의 노림수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6.12 미북정상회담 합의문의 세 번째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3.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2018년 4월 27일에 채택된 판문점선언을 재확인하면서 조선반 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하여 노력할 것을 확약하였다.
4.27 판문점선언을 재확인한다고 했는데, 그것은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으로 판문점 선언 제2조에 잘 명시되어 있습니다.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는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합의문을 채택하고 발표하면서 한미군사훈련중단을 노골적으로 암시했는데 그 근거를 판문점 선언에 두었던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 제2조 1항은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입니다. 이 조항은 한미군사훈련 중단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서 관철시키고자 했던 것은 한미공조의 와해였던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한 달 전인 5월, 조선작가동맹중앙위원회 기관지인 <조선문학>에 실린 김정은 수령형상단편소설 ‘기다리는 품’은 한미군사훈련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지금 적들의 군사훈련은 그 성격과 규모, 방식에 있어서 이례적인 것을 벗어나 모험적인것이기에 위험한 실전으로 치닫고 있었다. 최근 총참모부에서 종합한 적정자료를 봐도 적들의 움직임이 심장치 않았다. 더욱이 적들은 반공화국압살책동에 광분하면서 우리 혁명의 최고지도부를 해칠 악명높은 새로운 군사연습을 벌릴 것을 획책하고 있었다.”
이와 비슷한 내용이 계속 반복되면서 한미군사훈련을 강력히 규탄하였습니다. 김정은이 트럼프를 만나러가면서 그의 머릿속에 가장 염두해 둔 것이 바로 이것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김정은은 트럼프를 설득시켰고, 트럼프는 판문점 선언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김정은을 승부사로 추켜세우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자국의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라고 호평하였고, 현재도 여전히 자신이 김정은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하면서 북한 내에 반미구호가 사라진 것에 대해 매우 고무되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에 점수를 좋게 주고 있습니다. 이에, 상호신뢰를 내세우며 한미군사훈련 잠정 중단조치를 내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6.12 미북정상회담 이후, 아직까지 미·북 간 후속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미 상원에서는 북한과 비핵화 협상 상황을 30일마다 보고하라는 ‘대북정책 감독 2018’ 법안을 민주당, 공화당의원들이 초당적으로 공동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의 주요 골자는 의미있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 까지 대북제재를 지속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주한미군 철수 협상은 불가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을 무자비하고 잔인한 폭군으로 규정하였습니다. 김정은을 ‘재능 있는 사람’, ‘자신의 국가를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트럼프를 견제하고 나선 것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내일 당장, 북한매체들은 최고존엄을 모독했다고 맹비난들을 퍼부을 것입니다. 트럼프가 장담했던 사라진 반미구호가 다시금 지면을 뜨겁게 도배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북한에 대해 강경드라이브를 걸면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확인하려 들것이며 그에 준하는 행동들을 요구할 것입니다. 6.12 미북정상회담 합의문 중 4번째 조항인 ‘미군포로유해송환’이라는 김정은의 선물에 트럼프는 계속 취해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 조만간 김정은의 비핵화에 대한 진의여부가 드러날 것입니다. 물론, 북한주민여러분들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들고 나온 이유를 너무나 잘 알 것입니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라고 규정한데서 그 마각이 드러납니다. 한미군사훈련을 중단시키고, 주한미군 감축 및 철수로 인해 한미동맹을 끊어내려는 김정은의 노림수가 훤히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