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군부 의존 결국 부메랑이 된다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새 지도자 김정은의 나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북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분석한다. 김정은은 올해 서른이 됐다. 물론 어린 나이가 통치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노동당이나 군부 세력의 노령층 간부들이 어린 지도자와 조화를 이뤄 북한을 통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분석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어린 나이에 정권을 승계한다고 해서 반드시 실패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일성이 소련지원으로 1948년 북한정권을 수립한 것이 36세 때다. 김정일이 1974년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나이가 32세이다. 모두 젊은 나이에 권력을 잡았다. 김정은은 이제 30세로 선대보다 더 젊은 나이에 최고권력에 등극했다. 


조선시대 왕조역사를 보면 27명의 왕 중 10대에 왕이 된 임금이 13명이며 20대는 4명, 30대 이상은 11명에 불과하다. 조선시대 통치를 잘한 왕으로 알려진 세종은 21세에 즉위하였다. 태평성대를 이끌었던 성종은 12세에 어린나이에 즉위하여 37세까지 살면서 통치를 잘하였다. 중동의장기독재를 이끌다 몰락한 카다피의 경우도 29세에 정권을 잡았다. 이와 같은 전례를 보면 김정은이 앞으로 북한을 이끌어 가는데 나이는 절대적인 변수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권력의 속성에 따르면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 자는 권력자의 나이와 관계없이 그 주변으로 몰려들게 돼 있다. 김정일 사망 이후 상주 김정은이 문상을 받는 장면을 보면 나이 많은 70∼80대도 모두 90도로 조아려 인사를 한다. 떠오르는 권력 앞에 아부와 충성이 뒤따른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한다.


김정은이 아버지와 다른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제 많이 수그러 들었다. 북한은 김정일 유훈을 국정운영의 제1 원칙으로 내세웠다. 기아와 폭압으로 상징되는 장기독재자 김정일이 사라지고 김정은이 등장했지만 변화의 기미는 없다. 김정은은 이미 2, 3년 전부터 단독으로 여러 정책결정을 해왔지만 핵무기나 남북관계, 주민통제 어느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기회의 창이 열려있다는 신년 메시지를 보냈다. 남한 정부에서는 김정은이 독재정권 세습자이지만 새로운 남북관계를 열어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북한주민에게도 희망의 온기가 느껴지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린 지도자 김정은의 시작 전조가 그리 좋지 않다. 엊그제는 이명박 정부와 상종을 하지 않겠다고 남측 조문조치에 대한 가시 돋친 비난을 하고 나섰다. 강성대국과 선군정치를 앞세우고 후견인 고모부 장성택까지 군복을 입히는 등 군부 폭압정치의 전조가 보이고 있다. 


주민통제 정책도 일종의 병영식 통제정책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통일부 인권백서에 의하면  지난해 9월 까지 북한의 공개처형은 60여명 이상 되어 전해에 비해 3배나 많아졌다. 2011년 8월부터 김정은 지시로 양강도와 함경북도 등 국경지대에 군인들로 구성된 폭풍군단 검열조를 만들어 탈북, 밀수, 중국휴대폰 사용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지난해 당대표자 대회이후 김정은은 김정일과 함께 100회이상의 공개활동을 하였지만 군사 분야가 26회로 가장 많고 경제분야 25회 대외 분야가 10회 그리고 기타가 39회다.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도발한 것도 2009년 2월 노동당 작전부와 35호실 인민무력부 정찰국 등 3개 부서를 통폐합하여 만든 정찰총국을 김정은이 지휘하면서 발생한 사건으로 보인다. 서해5도 관할지역 군단인 4군단장 김격식을 해임하고 새로이 변인선을 임명한 것도 김정은 자신의 도발행위를 비켜 나가기 위한 행동에 불과하다.


김정은 시대 처음으로 나온 신년 공동사설도 김정일의 유훈과 선군정치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 김정은은 자신의 취약한 권력 기반을 아버지 유훈과 군부에 기대어 하려는 돌파하려는 의도를 노출하고 있다.


물론 초기에는 군부의 지지를 받고 가는 것이 가장 안정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변화를 거부하고 군부에만 의존해 병영국가 시스템을 지속해 나간다면 북한의 경제난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고 군부 내 식량난도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김정은 중심으로 군부 인적쇄신이 가속화 되면 이 과정에서 소외된 세력의 반발도 커지게 된다. 김정은에 위장 충성하는 상당수 군 간부들도 이런 상황을 계속 참는 데는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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