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계몽군주가 될 수 있을 것인가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북한 김정은이 행사장에 입장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오른쪽은 도종환 문체부 장관. /사진=평양공연공동취재단 영상캡처

북(北)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가 ‘왕(王)’이라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광폭 행보에 들어갔다. 물론 그 대상의 첫째는 대한민국이다. 그가 이런 행보를 할 수 있는 것은 우선 내부에서 흔들리지 않는 권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의 잔혹한 행위(장성택 처형과 김정남 암살 등)는 그 과정으로 보인다.

다음은 핵무력의 완성(?)이다. 이것은 안보위협의 해소와 동시에 그의 권력의 기반이 되었다. 그는 젊은 나이지만 왕(王)으로서의 훈련을 받은 사람이고, 그의 권력본능이 이에 맞으며, 북(北)의 사람들의 일반적 정서(왕조의 연속 밖에 경험한 적이 없는)에 부응하고 있다. 그리고 충분히 영리(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현명으로 보일 것)하다. 국가이익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세계정세와 특히 미중의 새로운 패권다툼이라는 틈을 잘 활용하고 있다. 체육이나 예술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내가 보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북(北)과 어떤 관계로 동족 간의 협력과 평화를 도모할 것인가? ‘통일’인가? ‘두 국가로의 일반국가관계’인가?

대한민국은 민주국가이기 때문에 일사불란할 수가 없다. 그것이 특징이며 그것이 진보한 것이다.

최고 권력자의 말 한마디로 관중의 태도가 일변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민주주의라서 단점도 있다. 특히 제도를 수입한 경우에 나타나는 제도와 의식의 괴리가 큰 경우는 이견을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해 갈등을 심화시킨다. 특히 아픈 상처가 많아 남남(南南)갈등이 깊다. 대한민국의 최대과제는 이 남남갈등을 새로운 역사를 쓰는 과정에서 녹여 내야한다. 나는 이것을 ‘합작(연합)’이라고 보고 있고, 시대정신이라고 보고 있다.

북(北)의 미래는 김정은에 달려 있다. 그가 계몽(啓蒙)군주의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나는 그의 아버지가 이 역할을 하길 바랐지만, 결국 젊은 그에게 왔다. 세습은 그의 권력 기반인 동시에 짐이다. 개방개혁은 유일한 통로다. 급속한 경제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 북한 인민의 경제도 빠르게 좋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치의식도 발전해 ‘세습왕조’를 받아들이지 않게 될 것이다.

김정은이 고민해야겠지만, 어떻게 중국 정도라도 연착륙할 것인가? 이 고민은 그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북의 곳곳에 서 있는 그의 선대(先代)의 동상과 집안 까지 들어와 있는 선대의 사진이야말로 그가 짊어져야할 최대의 짐이다.

나도 남북의 합동공연을 보며 감동을 받는다. 이런 민족적 정서가 동족의 협력을 바탕으로 두 나라가 각각의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보는 지혜와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나는 이른바 투 트랙을 오래전부터 제안하고 있다. ‘남북 두 국가의 평화공존’과 ‘대한민국의 보혁연합(합작)’이 그것이다. ‘통일’은 한 삼십년 정도 이후의 세대에게 맡기자. 얼마든지 두 국가로서 동족 간의 협력도 이산가족의 만남도 비자를 통한 자유왕래도 가능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정서는 일단 내려놓자.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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