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육류 공급 北목장, 계란 팔아 자체 돈벌이”



▲지난 2012년 8월 김정은은 평안남도 운곡지구 종합목장을 시찰하면서 우량종 소, 돼지, 산양 등 사육관리를 요해(了解·파악)하고 원종 사육을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및 최고위층을 위한 전용 육류를 공급하고 있는 평안남도 운곡목장에서 최근 계란 대량 생산을 통한 자체 경영자금 마련에 나섰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운곡주석목장에서 자동시스템으로 닭의 산란기를 조작해 닭알(계란) 생산을 하고 있다”면서 “토종 닭알보다 크고 가격도 눅어(싸) 식당을 비롯한 음식점에서 대량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몇 년 전 (김정은) 현지지도 후 목장에는 최신 기계 설비들이 들어왔고, (사료강냉이(옥수수) 2만톤 정도, 콩 5천톤 이상 공급)도 충분히 공급돼 닭알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라면서 “닭알 시장 장악에 당(黨)이 부여한 특권이 제대로 한몫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수산 의사당(주석궁) 소속 운곡목장은 평안남도 안주, 순천시에 걸쳐 방대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목장에서는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소, 돼지, 닭 등 수십 가지 가축을 사육해 김정은에게는 만수무강 제품으로, 중앙당 간부에게는 건강 제품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이런 점에서 최상의 사료가 중앙에서 제공돼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제대로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목장 간부들은 바로 이 점을 주목했다. 사료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명목으로 자체 돈벌이를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예전에는 비법(非法)적으로 고기(육류)를 판매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당국의 허용 아래 당당히 시장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시장 매대에 갑자기 등장한 운곡목장에서 생산된 닭알을 ‘가짜 닭알’ ‘컴퓨터 알’로 부르고 있다”면서 “맛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여기는 주민들이 많지만, 200원 정도 눅어(토종 계란 1알은 현재 900~1200원에 거래) 시장에서 점점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 일부 상인들이 토종 닭알로 속여 팔기도 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토종 닭알을 판매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던 농민들과 주민들이 시장에서 밀리면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상황에도 목장 간부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판매가 많이 이뤄져서 충성자금과 질이 좋은 고기를 상납할 수 있다면 주민 반응은 상관없다는 분위기다.

소식통은 “주석목장에서는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비싼 어사료(물고기를 말려 분말한 것)를 구입해 고기 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며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닭알 생산 주민은 죽여 놓고 고기 품질만 신경 쓰는 건 사람이 짐승보다 못하다는 얘기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지난 2012년 김정은은 평안남도 운곡목장을 시찰하면서 무균돼지를 비롯한 질 좋은 고기생산을 강조한 바 있다.

설송아 기자
북한 경제 I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