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오곡백과 무르익는 가을입니다. 시간은 참 빠르게 흐르네요. 유수와 같은 그 세월 앞에 당신이나 나나 한갓 물방울에 지나지 않겠지요. 오늘은 당신 신체소리 좀 합시다.
꼭 10년 전 이맘때인 2010년 9월 28일,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노동당대표자회의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함으로 세상에 처음으로 얼굴을 보인 당신입니다. 다소 놀랐던 것은 뚱뚱하게 몸이 난(살이 찐) 당신의 모습이었지요.
대략 180cm 키(구두 신었을 때)에 80~90kg 체중으로 보였고 정상은 아니었습니다. 그 체중은 10년이 지나 140kg(추정)인 최악의 상태로 변했지요. 어느 해 신년사 육성에서는 호흡곤란 소리까지 나올 만큼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런 당신은 지난 6월, 한 달여 만에 조금 수축해진 모습을 보였지요. 항일빨치산 가족과 몇몇 국가간부의 권유로 몸까기(살 빼기)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당신의 신장 180cm, 몸무게 130kg(추정)은 초고도 비만이죠.
짐작컨대 당신의 그 체중유지에 최상의 수준으로 엄선된 육류와 생선, 보약 등 많은 고단백 식품이 사용될 겁니다. 허나 분명히 아세요. 비만은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으로 적게 먹어서 생기는 병보다 훨씬 더 위험함을 말입니다.
여담이지만 나는 1997년 3월, 여기 서울에 와서 생활하며 정상체중보다 15kg 초과한 적이 수개월간 있었습니다. 평양에서 28년간 살며 1년에 서너 번 명절에나 겨우 맛볼 수 있는 돼지고기를 서울에서는 1년 내내 접할 수 있더군요.
‘인민의 낙원’ 평양서 소원이던 몸이 난 모습을 ‘미제 식민지’ 서울서 잠깐 사이에 이루었죠. 허나 기쁨도 잠시, 정신이 몽롱하고 호흡곤란 증세까지 생기더군요. 안되겠다 싶어 3주간 열심히 운동하여 본 모습을 찾았습니다.
김 위원장! 최고통치자인 당신에게 고민(스트레스)이 많겠으나 혹여 그것을 과음과 폭식으로 해결하려 함은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그 방법은 자기 정신을 주체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고 비만은 붙는 불에 기름을 붙는 격이지요.
솔직히 말하지요. 어쩌면 7천만 민족의 생사가 걸린 한반도핵전쟁 단추를 손에 쥔 당신이기에 다소 신경이 쓰입니다. 비장의 각오를 하고 이번 가을에 몸까기 좀 하시오. 현재 그 80대의 신체 나이를 30대로 바꾸란 말입니다.
이를 악물고 2~3개월간 운동을 열심히 하시오. 술·담배 끊고 식사량 반으로 줄이고 하루 4시간 이상 땀을 쭉 내며 운동하여 지금 체중에서 50kg을 빼시오. “사람이 하자고 결심하면 못 할 일이 없다!”가 노동당의 선전구호가 아닌가요.
김정은 위원장! 파렴치한 독재자 당신이 인간 동물로 길들여놓고 “세상에서 참 좋은 나의 인민”으로 자랑하는 그 2천만 인민 과반은 항상 허기진 배를 그러안고 있죠. 목숨이나 겨우 유지할 정도의 식품을 당국에서 공급받으니 말입니다.
여성과 어린이 40%가 극심한 영양실조에 걸려있고 노인들 절반이 혹독한 굶주림과 질병에 허덕입니다. 눈 크게 뜨고 찾아보시오. 2천만 인민 중에 당신보다 과체중의 사람이 있는지 말입니다. 정상적인 인간이면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죠.
한반도의 지속한 평화와 공화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아무쪼록 당신의 그 지나친 과체중의 신체를 정상으로 만드시오. 하여 맑은 정신과 젊은 기백으로 수십 년간 가난한 2천만 인민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멋진 수령이 되시오.
2021년 9월 6일 –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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