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2011년 12월, 갑작스러운 부친(김정일)의 사망 이후 약 2주 만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군 최고통수권자)으로 추대되면서 당신의 시대가 활짝 열린지 꼭 10년이 되었네요. 놀랍게도 불과 27세 나이에 공화국의 최고 존엄인 수령(대통령)이 되었으며 2천만 인민과 국가를 위해 지나온 10년을 되돌아봅니다.
2012년 7월, 당신이 평양릉라인민유원지 준공식장에 리설주 여사와 함께 나온 것은 공화국에서 아주 이례적인 수령부인 공개였지요. 이듬해 12월에는 고모부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불경죄’로 몰아 처형했으며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백주에 이복형(김정남)을 독살한 것은 너무나 잔인했지요.
세상이 연속 경악했죠. 2013년부터 모두 4차례 핵·수소폭탄실험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60여회 미사일발사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으니 이것은 분명 국제법 위반이고 2차례 조미수뇌상봉(북미정상회담)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2018년 한 해에만 판문점과 평양서 3차례 북남수뇌상봉(남북정상회담)을 했으나 만족한 결과는 없었지요. 남북경협이 UN의 대북제재와 연계되어 마냥 쉽지만은 않은데 이유는 당신이 목숨처럼 집착하며 꽉 움켜진 그 핵 때문이죠.
돌이켜보면 김정은 시대 10년간 많이 변했습니다. 수도 평양에 만수대·창전거리, 과학기술전당, 미래과학자거리, 문수물놀이장, 려명거리, 대동강수산물식당 등이 탄생했지요. 지방에는 연풍과학자휴게소, 마식령스키장, 중평남새온실농장,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 삼지연신도시 등이 속속 생겨났습니다.
그러면 이게 경제적 발전이고 성과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공화국은 수령의 지시를 전당, 전민, 전군이 동원되어 실행하는 사회인데 특정부문을 위해 타 분야를 희생하는 경제체계로 국가경제발전 전체 균형에서 보면 매우 비정상이죠.
전국의 공장·기업소와 인민들의 돈주머니를 쥐어짜 생긴 평양의 거리와 일부특정시설 이용자는 10%의 간부와 열성분자들이죠. 근 30년 전에 중단된 사회주의사회 기본정책인 주민식량 배급체계는 전혀 회복될 기미조차 안 보입니다.
혹시 이건 아시나요. 전국도로 포장률은 20~25%이고 평양–청진(700km) 급행열차는 시속40~60km로 달려 28시간 걸립니다. 대외무역이 단절되어 최근 시장의 식량과 원유, 생활용품 값은 몇 배 이상 올랐죠. 10년 전 68억 달러였던 공화국의 무역금액은 작년에 8.6억 달러로 추락되었으니 사실상 경제파탄이나 다름없지요.
김정은 위원장! 2012년 4월, 평양의 김일성광장서 있은 첫 공개연설에서 “다시는 우리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고 약속했죠.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오늘날 새빨간 거짓말이 되었습니다.
지난 10년간 당신의 공개 활동을 보니 과거 국가정책이 ‘선군’서 ‘선당’으로 바뀌어 ‘김정은주의’(독재체제)를 보다 견고히 했습니다. 36년 만에 열린 노동당7차대회(2016년) 등 예전에 경제난으로 중단된 각종 정치대회와 행사를 원상대로 복원시켰거나 새로 만들어 전체 인민의 정신교육만 더욱 강화시킨 ‘사상강국’이 되었죠.
그래도 유럽 유학까지 한 젊은 수령이니 선대수령들과 달리 경제발전의 개혁개방을 다소 기대한 인민들의 희망은 작년 10월, 당신이 김일성광장에서 보인 ‘감성눈물’에 증발했겠죠. 조손대대 수령1인 독재체제로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인민들의 생활향상을 위한 아무 성과도 없는 김정은 시대 10년은 허망과 탄식뿐입니다.
2021년 12월 20일 – 김정일 사망 10주기 즈음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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