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式 농업개혁, 폐쇄적 구조로 한계 분명…남북협력 시급”



15일 한국농어촌공사와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공동 주최로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17 남북농업협력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제공

김정은 집권 이후 실시된 농업개혁으로 식량 문제는 거의 해결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 농업의 추가 성장을 가로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폐쇄적인 체제 특성과 더불어 시설의 노후화로 인한 장벽이 상존한다는 것으로, 남북 농업협력을 통해 이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는 15일 한국농어촌공사와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공동 주최로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17 남북농업협력심포지엄’에 참석, “몇 년 이내에 북한은 곡식에서 자급자족을 이룩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 모델은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북한 식량생산량은 543만t, 2017년 예상치는 590만t으로 김정일 시대 말기 460만t에 비해 증가했다.

란코프 교수는 이어 “(북한 당국은) 농가들의 소유권뿐만 아니라 사용권까지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곡식 판매도 공식적으로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면서 “기관과 농가들의 관계는 규칙에 따라 결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12년 6·28방침(우리식의 경제관리개선조치)과 2014년 5·30조치에 대해 “기본 목적은 인센티브의 구조를 바꾸고 농업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정치와 사상 문제에 우려가 많아 개인 농가를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적 경제를 내걸지는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란코프 교수는 “북한 농민들은 사실상 개인 농사를 시작했지만, 같은 밭에서 얼마 정도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신호를 국가로부터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정은식(式) 농업개혁이 일관성을 갖고 추진 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농민들의 생산성 역시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농가를 새로운 생산 단위로 인정하는 것보다, 듣기 좋은 ‘분조’라는 간판을 이용해 새로운 체제를 사상적으로 정당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셈”이라는 말했다.

베른하르트 젤리거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박사는 ‘북한의 농업생산기반 및 농촌현황’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통해 열악한 북한 농업 실태를 자세히 소개했다. 현대화 기술화에 대한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제반 시설의 미흡 및 인적 자산의 부족 등으로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젤리거 박사는 우선 “라선시 청계농장의 경우 농장에 접근하는 길은 비포장도로 하나밖에 없다”면서 접근성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그는 “수입된 잡종 종자의 수확은 성공적이었으나 재사용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재사용해 수확량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토양의 질이 낮으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젤리거 박사는 “(시설 개선으로) 사료 배급률이 기술적으로 충분해 보였지만 농장을 방문했을 때 돼지에게 충분한 사료가 제공된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면서 “농장에서 무기물 사료를 생산할 수 없고 재정 상의 이유로 구매가 항상 가능하지는 않았다. 즉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그는 “(남한에서) 해외 연수 지원과 북한 내 교육 지원 등을 통해 북한 농업 기반시설 발전을 지원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지금 정치적으로 어려움도 있지만 교육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고, 김정은의 농업 관련 정책을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김관호 농어촌공사 박사는 “농업용저수지 인프라 구축을 통해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를 확보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한반도 신(新)경제지도를 고려한 북한의 농업생산기반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면서 “재배 지역 및 작물을 고려한 생산기반 인프라 구축을 통해서는 생산성 향상 및 북한 주민 소득증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어 “공간정보 기반의 북한 농업수리시설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토대로 한반도 신경제지도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남북 관계 개선시 남북 농업협력과 미래 통일 농업수리시설 및 국토개발 정책 수립에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심포지엄에서는 북한 시장을 활용한 농업협력 방안도 제시됐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화 추세에 발맞춰 북한에서 개인 농업도 상당히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이를 활용해 채소 재배나 축산 등 개인 농업의 성격이 강한 부문에 대한 지원협력 사업을 지속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주관으로 통일부, 농림축산식품부, 중앙일보, 국민통일방송, 농어업정책포럼 통일농업분과, (사)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가 후원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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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