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式 개혁 실패할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


최근 탈북자 증언에 의하면, 노동당 중견 간부와 하급 관료 그리고 주민 사이에 김정은 정권에 대해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기대의 내용은 경제개혁 단행에 집중된다. 김정은 정권이 정말로 경제 재건과 인민생활 개선 정책을 펼지 주목된다. “당분간은 김정은 수완을 지켜보자”는 내부 분위기가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비록 겉모양뿐인 ‘개혁안’이라도 조속히 기대에 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민의 기대가 크면 그 만큼 실망도 크다. 그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만약 인민 생활개선을 조기에 달성할 수 없으면 중견 간부와 하급 관료의 동요, 그리고 주민의 불만이 위험 수위를 넘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김정은 정권은 곧바로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정은이 이 ‘시험’에 합격할 확률은 낮다. 화려하게 돌아다니는 김정은의 젊은 모습에 일부 전문가나 언론기관은 ‘개혁의 복선’을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그 기대에 틀림없이 배신당한다.



경제개혁을 둘러싼 대립으로 리영호 숙청돼



사실 김정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국의 것이라도 좋은 것은 대담하게 받아드리고 우리 것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잔재주에 지나지 않는다. 평양 유원지에 ‘절규 머신(짜릿한 놀이기구)’ 도입, 동물원에 ‘기린’ 중요성 강조, 그리고 음악 공연에 ‘미키마우스’ 등장과 같은 정도일 게다.



독재체제의 존망이 걸린 개혁·개방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담한 개혁을 단행하기엔 김정은의 지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정권 기반은 취약하다. 심각한 내부 대립 가능성을 내포한 복잡한 파벌 구성도 복병이다.



최근에 그것을 상징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신군부 두목인 리영호(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의 전격 해임이다. 조선중앙통신은 7월 16일 해임을 알렸다. 공식 해임 이유는 ‘신병(身柄)’이다. 하지만 리영호는 해임 직전까지 후견인으로서 김정은 수행 일순위로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릴 기세로 주위를 압도했다. 때문에 정치적 ‘숙청’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그 배경에는 김정은 후계 내정(2009년)에서 비롯된 격렬한 권력 투쟁이 잠복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격 숙청의 직접적인 방아쇠는 ‘경제개혁’을 둘러싼 대립이다.



본 칼럼에선 김정은 정권에서 준비하는 신경제정책을 가능한 한 예측, 검토한다. 2009년 ‘화폐 개혁’을 ‘개혁적’ 조치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의 김정은식 ‘경제개혁’을 보는데 있어서 당시와 같은 실수를 피해야 한다. 동시에 이 작업은 리영호 전격 해임의 배경도 찾게 될 것이다.



김정은은 첫 번째 신경제정책 입안 작업을 비밀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식 새로운 경제 관리 체계를 확립하는 것에 대하여’라는 제목을 붙인 비공개 내부 방침이 그것이다(이하 ‘6·28 방침’). 필자가 북한 고위 간부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김정은 은 ‘6·28 방침’의 책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표본으로 여겨지는 외국의 사례를 참고로 우리 고유한 경제 관리 방법을 개선해 나간다.”



평양 유원지에 ‘절규 머신’ 도입, 음악 공연에 ‘미키마우스’ 등장과 같은 것으로 대변된다. 하지만 ‘6·28 방침’에 대해 김정은은 고색창연한 주문을 했다. ‘선군정치 고수’, ‘국방력 강화’, ‘주체사상 구현’이 그것이다. 그동안의 경제정책만 보면 이번 지시가 일관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모순에 찬 지시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식 경제개혁의 불확실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6·28 방침은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구체적인 내용은 불분명하다. 미공개라고 하는 것보다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이번 리영호 사건 등을 감안했을 때 개혁 방침을 둘러싼 격렬한 내부 대립이 9월까지 정리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며 불안한 상황을 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필자에게 전해지는 정보에 의하면 신정책의 단편적인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국가가 공동 농장과 국영기업에 대해서 생산에 필요한 비용(자재와 원재료 구입비용)을 지불한다. (2) 생산물의 판매 수입은 국가와 생산 단위(농장과 공장·기업소)간에 일정한 비율로 배분한다. (3)지불되는 대금과 분배금에 대해서는 설정된 ‘가변 가격(시장가격)’으로 계산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전체 개혁의 내용을 판단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6・28 방침’이 중국식이나 베트남식 같은 본격적인 개혁·개방정책과 동떨어져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재원 문제(방대한 가불금의 조달)나 에너지 문제, 도매시장과 소매시장의 정비 등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번 신경제정책의 ‘성격’이다. 지금까지 두 번 실시된 ‘경제 관리 개선 조치’와 같이 이번 경제정책도 ‘시장 촉진적’ 정책과는 거리가 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시장 억압적’ 성격이 농후하다.



2009년 화폐개혁, 자국민 상대 ‘경제테러’



북한에서는 대기근(1994~99년)을 계기로 비공식 시장 경제(암시장)가 자연발생적으로 발생, 확대됐다. 이것이 기근을 종식시킨 최대 공로자다. 이것을 ‘말(馬)’에 비유해 과거 두 번의 경제개선 조치의 성격을 찾아보자.



북한의 야산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야생마의 무리(암시장). 이것을 ‘위험한 도전’이라고 생각한 김정일. 대기근이 간신히 종식된 2002년 김정일은 야생마를 좁은 울타리에 둘러싸 자신의 생각대로 길들이려고 했다. 그것이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즉 임금과 가격 개정이었다.



그러나 야생마는 쉽게 울타리를 뛰어넘었다. 그리고 본능에 따라 자유분방하게 북한 전 국토를 이리저리 다녔다. 김정일과 김정은은 이것에 화가 치밀었다. 그리고 마침내 야생마의 큰 떼를 곤봉으로 닥치는 대로 박살하는 전멸작전을 실시했다. 그것이 2009년 11월말 실시한 ‘화폐 개혁’이다.



야생마는 목동들을 차버리고 살아 남았다. 그리고 서서히 무리를 정돈해 불모의 황야를 실제로 지배하는 용감한 모습을 계속 보였다. 거기서 김정은은 당근을 먹이기로 하고, 다시 야생마를 다시 국영 목장의 울타리로 끌어들이는 정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것이 ‘6・28 방침’의 본질적 성격이다.



‘화폐개혁’에서는 비공식 시장 경제를 박멸해 배급제로의 회귀를 계획했다. 시대착오적이며 자국민을 상대한 대규모 ‘경제 테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일, 김정은은 시장 경제에 무모한 전면전쟁을 시도했지만 3개월 만에 패배를 당했다. 인민경제 대혼란으로 민심을 크게 잃었다. 그 가운데 3대 세습을 강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됐다.



김정은式 개혁, 시장파괴적 정책될 공산 크다



이번의 김정은식 경제개혁은 화폐개혁 실패 이후 경제의 실지 회복을 노릴 것이다. 하지만 ‘7·1 조치’와 같이 시장 성장을 억제하는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 화폐개혁 만큼은 아니지만 ‘7·1 조치’보다 큰 시장 파괴적 정책이 될 공산이 크다. 결국 국가가 강제적으로 금리와 가격을 설정하는 사기 행위가 된다. 이것으로는 ‘국영 고리 대금 사업’과 큰 차이가 없다.



실제 신정책의 효과를 예측하기 전의 문제가 있다. ‘6·28 방침’이 향후 순조롭게 실시될 수 있을지? 그 자체가 의심스럽다. 그 이유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김정은의 가족·친척을 포함한 최고 간부들의 성향이다. 이 계급은 북한의 정치와 경제를 좌지우지하며 어떤 일이 일어나도 어려운 상황에 처하지 않는다. 체제 존속의 위기에 직면해도 시장 경제로의 이행)을 원하지 않는다. 낯선 환경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체제 유지가 불가능해지고 자신의 경제적인 몫이 축소돼도 심리적으로 오랜 세월 익숙해진 환경을 좋아한다. 이런 위기에 직면하면 보통 ‘퇴보’를 선택한다. 퇴보하는 정책을 펼 것이고 이는 반 시장적 정책일 것이란 얘기다.



이것이 북한에서 본격적인 경제개혁을 방해해 온 최대 장애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6·28 방침’에 대해서도 이런 부류의 세습 지도자 김정은이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도 결국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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