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의 첫째 부인인 김정숙 친척들이 함경북도 청진 중심지에서 다소 떨어진 부촌에 모여 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청진시 신암구역 신진동에 김정숙 친척 일가가 7세대를 이루고 살고 있다”면서 “이들은 총리급 대우를 받으며 약 100평 정도 규모의 2층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 집들은 이층집으로 위아래로 4개 정도의 방이 있고 난방은 전기, 취사는 가스로 하고 있다”면서 “또한 내부에는 7세대만 이용 가능한 (전용) 상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북한 주민들의 복지와 시장화’에 따르면 북한의 내각 부상급 이상은 정원이 포함된 단층 또는 2층 독립 고급주택을 배정받으며 ‘1주 공급대상자’로 ‘식량 700g’, ‘잡곡 3가지’, ‘육류, 채소, 담배, 맥주 등 필요량’을 받는다.
북한 당국은 김정일의 생모(生母) 김정숙을 ‘조선의 위대한 어머니’로 선전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 매체는 “김정숙 최대 업적은 김정일 출산”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즉, 1997년 이후 북한 당국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을 ‘백두산 3대장군’이라고 하면서 가계 전체를 우상화하고 있다.
또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곳은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어 청진 주민들조차 관련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청진사람들도 이곳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보통 청진 사람들은 도당 간부들이 사는 지역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곳은 함경북도 도(道) (인민) 보안성에서 보호하고 있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무기를 든 보초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면서 “바깥사람(외부 사람)은 일체 그 집에 갈 수 없고 만나자면 (만나려는 사람이) 밖에 나와야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청진 출신의 한 탈북민(2010년 탈북)도 “김정숙 친척 일가가 신진동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면서 “다만 그곳에 당 간부를 비롯한 고위층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통일연구원은 2016년 발표한 ‘북한 전국 시장 정보: 공식시장 현황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청진시 신암구역 신진동은 주변에 큰 시장은 없지만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보고서는 신진동에 사는 간부들이나 돈주들은 시장의 번잡스러움을 피해 쾌적한 동네를 선호해 이곳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김정숙 고향인 회령에 거주하지 않은 이유에 의문이 제기된다. 회령은 다른 지역들에 비해 비교적 잘 정비된 도시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수년 전부터 김정숙 고향인 회령시 꾸리기 사업을 진행해 왔고, 생가를 복원하는 등 이른바 성지화(聖地化)를 꾀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6촌 정도가 북한에 있었다고 들었다. 만약 이 소식이 사실이라면 이제는 김정숙을 모르는 세대들이 모여 산다는 이야기”라면서 “일반 주민들하고 똑같이 취급하기 애매하다는 점에서 관리하는 차원에서 인적이 드문 곳에 모아놓았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