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에 보위성 요원 다수 가담…김원홍은 연금상태”

국가정보원이 27일 “김정남 암살은 이복동생인 김정은에 의해 조직적으로 전개된 명백한 테러”라고 규정했다고 이철우 정보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측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이 위원장과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후 기자들에게 이같이 전하면서 “국정원은 이번 사건을 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국가보위성과 외무성이 직접 주도한, 즉 국가가 주도한 테러사건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정원 측은 두 의원의 기자브리핑 후 “김정남 암살에 보위성 요원이 많이 가담했으며, 어느 기관에서 주도했는지 여부는 추적 중”이라고 해명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국적 용의자 8명 가운데 4명은 보위성 출신이며 실제 독살에 나선 2명은 외무성 소속이다. 나머지 2명은 각각 고려항공과 내각 직속 신광무역 소속이라고 국정원은 전했다.

국정원은 또 이들이 2개의 암살조직과 지원조로 구성됐다고 보고했다. 보위성 소속 리재남과 외무성 소속 리지현이 1조를 구성해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을 포섭했고, 보위성 소속 오종길과 외무성 소속 홍송학이 2조를 구성해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를 포섭했다는 설명이다.

이들 2개 암살조는 별도로 활동하다가 말레이시아에서 합류해 지난 13일 김정남 암살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원조는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에 파견된 보위성 주재관 현광성 등 4명으로 구성됐으며, 암살조 구성과 김정남 동향 추적 등의 역할을 했다고 이 위원장과 김 의원은 설명했다.

이밖에 국정원은 “북한 내부에선 김정남 피살에 대한 소식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해외 요원과 일부 간부들 사이에서 확산하는 추세”라면서 “김정남의 존재를 처음 알아서 충격이라는 반응부터 ‘최고존엄이 단 몇 백 달러에 암살돼 땅바닥에 구겨졌다’는 반응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김정남 암살에 보위성 소속 요원들이 적극 개입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정작 보위성 내부는 이른바 ‘김원홍 사건’으로 쑥대밭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해임된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허위보고를 한 게 들통 나 김정은이 격노했다”면서 “김원홍은 강등과 함께 연금상태에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북한은 국가보위상 바로 밑의 차관급인 부상 등 간부 5명을 고사총으로 총살했으며, 조사를 계속하고 있어 실무진에 대한 추가 처형 가능성도 있다”고 국정원은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보위성에 대해 “김정일 동상을 섬길 정도(자격)는 안 된다”면서 “김정은의 지시로 동상을 다른 데로 옮겼는데, 그만큼 보위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북한 핵실험 동향과 관련 “풍계리 2번 갱도는 동절기에 유지관리가 지속되고, 3번 갱도는 준비 완료 상태로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 영변 원자로에서 작년에만 10여kg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으며, 올해 말부터 추가 재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정원은 또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중단 조치로 인해 지난해 북한의 외화벌이 수입 33억 8천억 달러 대비 23%에 해당하는 7억 8천만 달러가 감소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30여만 명의 고용 감소와 국내총생산(GDP) 2.5%포인트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철우 위원장은 “(북한에서) 중국이 혈맹관계인데 이래서야 되겠느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면서 “석탄수출을 못하는 충격이 계속되면 북한 경제가 마비되는 상태가 오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기자들에게 부연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북한 내에서 각종 우상화물을 훼손하는 사건이 빈발하는 등 체제 불안 요인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정원은 북한 내에 종합시장이 439개에 육박할 만큼 시장화가 확산돼, 과거 헝가리나 폴란드의 체제 전환 직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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