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북한, 붕괴직전 소련 연상시킨다”

북한 김정남이 후계자시절 김정은에 대해 “그 어린애(김정은을 지칭)의 표정에는 북한처럼 복잡한 나라의 후계자가 된 인간의 사명감과 진중함, 앞으로 국가비전을 고민하는 표정 등을 전혀 읽을 수 없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과 주고받은 e메일 150여 통을 최근 책으로 펴낸 고미 요지(五味洋治) 도쿄신문 편집위원의 미공개 e메일을 입수·보도한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정남은 지난해 북한의 체제 붕괴를 직설적으로 예언하고, 김정일·김정은에 대한 비판에 주저하지 않았다.


김정남은 김정일 사망 직전인 지난해 12월 13일 e메일에서 “화폐개혁 후유증으로 북한 수뇌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붕괴됐다”며 “나이든 리더, 경험이 부족한 후계자, 실추한 경제… 북한을 둘러싼 정국은 위험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이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에게 책임을 물어 처형했지만 화폐개혁은 일개 간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주민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11월 4일 e메일에서 김정남은 노동신문 전자판 발행과 관련해 “전자판은 정은을 외국에 홍보하기 위한 것인데 용모만 김일성 주석을 닮은 것으로 홍보가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또 “노동신문은 인쇄할 종이가 부족해 주민들이 읽을 수 없다”면서 “전자신문은 컴퓨터가 있어야 하는데 북한 주민 중 컴퓨터를 가진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있겠나. 컴퓨터가 있어도 전기가 없는데 어떻게 사용하나”고 북한의 열악한 현실을 비판했다.


김정일이 지난해 8월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는 “아버지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신년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3대 세습을 정착시키고자 뭔가 성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경제협력과 식량구걸이 가능한 나라가 중국과 러시아 외에 어디가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고미 위원에 따르면 김정남의 표현이 과격해진 것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다.


포격사건 나흘 뒤인 2010년 11월 27일 e메일에서 김정남은 “연평도 사태는 북한 군부가 자기들의 지위와 존재 이유, 핵 보유 정당성을 표면화하기 위해 범한 도발이다. 아버지는 늙고, 후계자는 어리고, 숙부(장성택)는 군 경력이 하나도 없어 북한 군부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사실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주문하면서 북한 젊은이들이 한류와 자본주의 바람에 이미 물들어 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부러지지 않는 철은 부러질 수 있다. 너무 강하면 갑자기 부러질 수 있다. 북한의 철권 통제에도 한계가 있다. 세상 만물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남은 “북한에서 돈 버는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 고위층에 상납하지 않을 수 없는 뇌물 금액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이처럼 부패한 시스템은 반드시 붕괴한다.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을 연상시킨다”고 진단했다.


고미 편집위원의 미공개 e메일은 일본 시사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3월호에 공개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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